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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왜곡된 역사관을 담은 '리박스쿨' 교재가 광주지역 초등학교 도서관에 비치된 사실이 확인됐지만, 광주시교육청은 아무런 후속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모임은 "제목만 봐도 명백한 역사 왜곡 도서인데 교육 공간에 버젓이 비치되고, 추천사까지 교사들이 작성한 사실은 심각한 문제"라며 "광주시교육청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도서 구입 및 추천사 작성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광주시교육청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추천사를 작성한 교사들의 사상이나 생각은 개인적인 영역이어서 공식적인 조사가 쉽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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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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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학살=암치료’라는 ‘리박스쿨’ 교재 논란, 손놓고 외면하는 광주시교육청

입력 2025.08.09 07:00

수정 2025.08.1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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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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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대신 건국절…여순사건은 ‘반란’ 규정

초등학교 버젓이 비치에도 경위 등 조사 안해

여순사건을 ‘반란’으로 규정한 책 내용. 임형석 전남도의원 제공.

여순사건을 ‘반란’으로 규정한 책 내용. 임형석 전남도의원 제공.

왜곡된 역사관을 담은 ‘리박스쿨’ 교재가 광주지역 초등학교 도서관에 비치된 사실이 확인됐지만, 광주시교육청은 아무런 후속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도서에는 광주지역 중학교 교사 2명이 실명으로 추천사를 작성했다. 광주교육청은 그러나 교사들을 상대로 추천사 작성 경위 등도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사안을 두고 전남도교육청이 즉각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한 것과 대조적이다.

9일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에 따르면 광주 A초등학교 도서관에는 <엄마가 들려주는 이승만 건국 대통령 이야기> 3권이 비치돼 있었다.

이 책은 광복절 대신 건국절을 주장하는가 하면, 여순사건을 ‘반란’으로 규정하는 등 왜곡된 역사관을 담고 있다.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19일 여수 신월리(현 신월동)에서 제주4·3 진압 명령을 거부한 일부 군인들이 “동포학살 거부” 등을 외치며 봉기를 일으킨 사건이다. 여수와 순천을 거쳐 전남, 전북 일대로 봉기가 확산됐다. 이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무고한 민간인이 다수 희생됐었다.

그러나 해당 책은 진압 과정에서 희생된 민간인 두고 ‘항암치료 중 어쩔 수 없이 죽는 정상세포’로 비유했다.

책의 해당 문구를 보면 봉기한 군인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희생된 민간인에 대해 “암환자 치료를 위해 정상 세포까지 죽고, 환자가 고통받는 것을 알면서도 방사선 치료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 책은 극우 성향 역사교육 단체인 ‘리박스쿨’이 초·중·고 계기교육 도서로 추천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학교 교사가 해당 책 추천사까지 써

해당 도서는 A초등학교에 근무했던 교사가 학교 사업비로 구입했다. 이 과정에 당연히 거쳐야 할 학교 도서 선정 절차는 없었다. 학교 도서관에 책을 비치하려면 도서선정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논란이 불거지자 학교 측은 사과와 함께 지난 7일 해당 도서를 폐기했다.

문제는 이후 광주시교육청의 조치다. 초등학교에 대한 지도·감독 책임이 있는 교육청은 학교를 상대로 도서 구입 경위 및 교육적 활용 여부, 추천사 작성 배경 등에 대한 조사를 일체 진행하지 않았다.

해당 책에 대한 추천사를 작성한 교사는 총 2명이다. 이들은 추천사 작성 당시 서로 다른 학교에 근무했으나 현재는 같은 중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은 이들이 어떤 경위로 추천서를 작성하게 됐으며, 해당 책의 내용에 대해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는지 등에 대한 조사도 전혀 진행하지 않았다.

지난 6월 댓글 조작팀을 만들어 여론 조작에 나선 정황이 포착된 극우 성향 역사 교육단체 ‘리박스쿨’의 서울 종로구 사무실의 문이 닫혀있다.  정효진 기자

지난 6월 댓글 조작팀을 만들어 여론 조작에 나선 정황이 포착된 극우 성향 역사 교육단체 ‘리박스쿨’의 서울 종로구 사무실의 문이 닫혀있다. 정효진 기자

반면 전남도교육청은 관내 18개 도서관에서 해당 도서 26권이 구입된 사실을 확인한 즉시 사과했다. 이어 역사 왜곡 도서의 학교 비치를 막기 위해 심의 강화 방침을 발표하고, 현재 추천사를 작성한 교사들에 대해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학벌없는사회를위한시민모임은 같은 사안을 두고 광주시교육청과 전남도교육청이 다른 태도를 취하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시민모임은 “제목만 봐도 명백한 역사 왜곡 도서인데 교육 공간에 버젓이 비치되고, 추천사까지 교사들이 작성한 사실은 심각한 문제”라며 “광주시교육청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도서 구입 및 추천사 작성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광주시교육청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추천사를 작성한 교사들의 사상이나 생각은 개인적인 영역이어서 공식적인 조사가 쉽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교사 연수 등 적절한 기회가 있을 때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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