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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레 증가한 ‘지·옥·고’, 주거·기후 약자 정책 거꾸로 간다

입력 2025.08.10 18:39

수정 2025.08.10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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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로 폭우·폭염이 해마다 늘고 있지만 주거환경은 되레 후퇴하고 있다. ‘지·옥·고’라는 반지하·옥탑방·고시원과 판잣집·비닐하우스 등의 거주자가 늘어났다. 특히 서울의 지하·반지하 주택은 지난 4년 동안 4만4000가구나 증가했다. 2022년 8월 집중호우에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반지하에 살던 일가족이 대피하지 못하고 숨진 참사가 벌어지자 윤석열 정부와 서울시는 “반지하 주택을 없애겠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거꾸로다.

한국도시연구소의 ‘지옥고 실태와 대응 방안’ 보고서를 보면, 전국의 지하·반지하 거주 가구는 통계청 집계가 시작된 2005년 58만7000가구에서 2020년 32만7000가구까지 줄곧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39만8000가구로 다시 증가했다. 늘어난 지하·반지하 가구 10곳 중 6곳은 서울이었다. 서울의 지하·반지하 가구는 2020년 20만1000가구에서 지난해 24만5000가구로 20% 이상 늘었다. 특히 관악구가 심각하다. 지난해 지하 거주 가구 수가 2005년보다 더 늘었다. 고시원·비닐하우스 등에 거주하는 가구도 2020년 46만3000가구에서 2024년 48만1000가구로 증가했다. 경기도는 31개 시군 전역에서 이런 가구가 늘었다.

지·옥·고 거주자들은 예나 지금이나 가난한 취약계층이다. 주거 약자의 설움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요즘처럼 수해나 산불·산사태·폭염 등이 빈발하는 기후위기 시대엔 목숨까지 위태롭게 한다. 2022년 신림동 반지하 참사 이후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지하·반지하 주거를 전면 불허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기존 반지하 가구는 ‘일몰제’를 적용해 10~20년 유예기간 안에 차례대로 없애기로 했다. 그러나 핵심인 공공임대주택 확충 등 후속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빈말에 그쳤다. 2022~2023년 반지하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서울주택도시공사 임대주택으로 이주한 가구는 3000가구 수준에 불과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했던 공공임대주택 예산도 윤석열 정부에선 오히려 줄었다.

주거가 고소득층엔 재테크 수단일지 모르지만 저소득층엔 생존의 문제다. 서울 강남 집값을 잡는 것만큼 주거복지 확충이 긴요하다. 관련 예산을 최대한 확보하고, 수해·감전 등의 피해 발생 가능성이 큰 주거지부터 우선순위를 정해 맞춤 대책과 전략을 세워야 한다. 정부는 최저 주거기준을 상향하는 내용으로 주거기본법과 주택법 개정을 추진하고,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자기 소유의 집이 있든 없든 발 뻗고 누워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 게 국가의 책무다.

2022년 8월11일 서울 관악구 침수 피해를 입은 반지하 주택 모습. 성동훈 기자

2022년 8월11일 서울 관악구 침수 피해를 입은 반지하 주택 모습.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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