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폭염 취약층 보호 위해 실증사업 진행
열차단 효과 검증 후 경로당 등으로 사업 확대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SH가양8단지 아파트 801동 옥상에서 서울시 ‘쿨루프’ 실증사업을 위한 차열페인트 시공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주영재 기자
서울시가 건물 옥상에 차열 페인트를 시공해 건물 온도를 낮추는 ‘쿨루프(Cool Roof)’ 시공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매년 심각해지는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온실가스 감축, 건물 내구성 향상 등 부가적인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10일 서울시는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와 함께 실증사업을 진행하면서 실거주 환경에서의 쿨루프 효과를 체계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쿨루프 효과 실증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쿨루프란 건물 옥상이나 외벽에 태양광 반사율이 높은 차열 페인트를 발라 건물의 실내외 온도를 낮추는 시공법이다. 차열 페인트가 적외선을 반사해 여름철 표면 온도를 최대 20℃ 이상 낮출 수 있다고 알려져있다. 쿨루프 도색작업의 1㎡ 당 시공비는 3만5000원~6만원 정도로, 투입 비용과 비교해 에너지 감축효과가 크다.
시는 SH가 건설한 아파트에서 ‘쿨루프’ 실증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가양8단지 아파트 801, 803, 804동 등 3개 동을 실증단지로 선정하고, 최상층 아홉 가구에 같은 에어컨을 설치한 상태다. 에어컨 설정 온도는 25℃를 유지하도록 했다. 차열 페인트를 칠한 801동, 804동과 그렇지 않은 803동의 실내온도와 에너지 소비량 등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쿨루프가 실제 효과가 있는지 검증하게 된다.
시가 설정한 목표는 ‘20℃, 1℃, 10%’다. 서울시 관계자는 “표면온도는 20℃ 낮게 유지하면서, 실내 온도를 1℃ 낮춰 에너지 소비량을 10% 줄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실내 온도를 1℃ 낮추면 에너지 소비량을 평균 7%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7일 찾아간 서울 강서구 SH가양8단지 아파트 801동 옥상에서는 쿨루프 실증사업 준비가 한창이었다. 8명의 작업자들이 ‘차열 페인트’ 시공작업을 벌였다. 아파트 옥상바닥은 물론 환기구까지 금세 흰색 페인트로 덮였다.
시공 업체 관계자는 “여기 아파트 주변에는 높은 빌딩이 없어 빛 반사율이 가장 높은 흰색 페인트를 칠한다”며 “고층 건물이 많은 도심에서는 주변 건물에 피해를 줄 수 있어 색상을 입힌 차열페인트를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흰색 페인트의 빛 반사율은 95%에 달한다. 주변에 서있으면 반사되는 빛에 눈이 시릴 정도다. 이때문인지 작업자들은 이날 1차 페인트칠이 끝난 뒤 2차 덧칠을 할 때는 선글라스를 착용했다. 색상이 들어가도 빛 반사율은 85%로 효과가 있다.
쿨루프로 건물 온도가 낮아지면 에어컨 등 냉방기구 사용도 줄어 온실가스 감축에 도움이 된다. 과도한 빛과 열에 의한 건물 내구도 하락도 일정부분 차단할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
시는 올해 자체 예산을 비롯해 환경부 예산, 행정안전부의 재난안전예방 특별교부세 등 약 6억6000만원을 들여 총 77개 건물에서 쿨루프 실증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실증사업 결과를 토대로 내년 사업 예산을 약 2.5배 확대하고, 차열 페인트와 같은 관련 혁신 제품의 판로 개척도 지원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올해 서울의 최고 기온이 38℃를 넘어서는 등 폭염의 장기화는 계속될 전망인 만큼 쿨루프 사업은 앞으로 더 확대될 수 있다”며 “실증결과를 토대로 임대아파트와 경로당, 어린이집, 장애인복지시설 등 폭염 취약계층이 머무는 공공시설에 우선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