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촬영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오른쪽 위).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구석으로 옮기도록 지시했다고 10일(현지시간) CNN 방송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적에 대한 악감정을 ‘백악관 꾸미기’로도 드러낸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백악관 입구에 위치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치우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는 대통령 사저 입구 인근 계단 모퉁이에 재배치됐다. 새로 옮긴 자리는 대통령 가족, 경호원, 사저 관리 직원들 등 일부에만 접근이 허용되는 곳으로 방문객에게는 사실상 금지돼 있다.
CNN은 전임자 초상화를 백악관에서 가장 잘 보이는 입구에 배치하는 것이 백악관 의전 관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초상화 재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라이벌을 모욕해 온 행위의 연장선이라고 해석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재배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백악관은 지난 4월엔 백악관 현관 에 있던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 이 자리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7월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총격을 당한 극적 장면을 담은 그림이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오바마 전 대통령과 그의 집권기 당국자들이 2016년 대통령 선거 때 ‘반역’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면서 갈등 수위를 높였다. 팸 본디 미 법무부 장관은 오바마 행정부 고위 관리들이 러시아가 2016년 대선에 개입했다는 허위 정보를 생산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지시했다.
CNN은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초상화도 옮겨졌다고 전했다. 아버지 부시는 2018년 별세 전 자서전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허풍쟁이’로 불렀고 2016년 대선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 아들 부시도 트럼프 대통령을 ‘실패하고 영감을 주지 못하는 대통령’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직전 전임자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초상화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