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6월5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마친 뒤 눈을 뜨고 있다. 연합뉴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법무부 실·국장 회의에서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전 장관은 회의 전후 심우정 당시 검찰총장과 세 차례 통화하기도 했다. 박 전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후속 조치를 취하려 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다.
박 전 장관은 “합수부가 구성되면 검사 파견 요청이 올 수도 있으니 미리 검토하라는 취지였다 ”고 해명한다. 그러나 위헌·위법이 명백한 비상계엄에 대해 후속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 자체가 문제다. 이 회의가 열리기 전 계엄사령관 명의로 발표된 ‘포고령 제1호’는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고 했다. 이 조항이 헌법 77조, 계엄법 11조 위반이라는 걸 법률 전문가인 박 전 장관은 몰랐나. 박 전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당일 사전에 들은 국무위원 5명 중 한 명이다.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이 밝힌 바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 직후 여인형 당시 국군방첩사령관은 계엄군의 중앙선관위 침탈과 관련해 정성우 방첩사 1처장에게 ‘검찰과 국정원에서 올 거다. 중요한 임무는 검찰과 국정원에서 할 테니 그들을 지원하라’고 했다. 비상계엄 해제 전인 지난해 12월4일 0시37분 대검 과학수사부 선임과장은 방첩사 대령과 1분22초간 통화했다. 민주당은 과학수사부 검사 2명이 중앙선관위로 출동했다가 복귀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당시 대검은 “해당 과장은 친분이 있는 방첩사 대령이 걱정돼 사적으로 전화한 것”이라며 “방첩사로부터 지원을 요청받거나, 선관위에 출동한 사실이 없다”고 했지만, 박 전 장관의 ‘검사 파견 검토’ 지시, 심 전 총장과의 통화와 결부지어 생각하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법무부 교정본부장은 교정시설 기관장들에게 ‘수용 여력을 확인하라’고 지시했는데, 정치인 등의 체포·구금을 염두에 둔 게 아니었는지도 규명해야 한다. 모두 비상계엄 당시 법무부의 지휘체계 안에서 벌어진 일이다.
법질서를 수호해야 할 법무·검찰이 위헌·위법적 내란에 일부라도 가담했다면 묵과할 수 없는 중대 사안이다. 조은석 특검은 법원의 윤석열 구속취소 결정에 대한 ‘심우정 검찰’의 항소 포기에 이르기까지 법무·검찰의 12·3 내란 관련 의혹 전반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