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임시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를 포함해 2188명의 광복 80주년 특별사면·복권 대상자를 확정했다. 자녀 입시비리 혐의로 지난해 12월 징역 2년 확정판결을 받고 복역 중인 조 전 대표는 잔형집행을 면제받고, 복권된다. 그의 사면은 검찰의 표적수사 논란과 시민사회 요구를 감안한 걸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형기의 반을 채우지 못한 점에서 ‘제 편 챙기기’라는 부정적 여론 또한 작지 않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 앞에 소상히 사면·복권 이유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필요가 있다.
이날 사면·복권 대상에는 윤미향·최강욱 전 의원과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 조 전 대표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등 여권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야권에서는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사면 민원 문자를 보냈다 철회한 홍문종·정찬민·심학봉 전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국민 화합 기회를 마련하고 경제 활성화에 중점을 뒀다”고 사면 배경을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국민 통합이 아닌 파렴치와 몰상식 선언”이라고 반발했다.
조 전 대표 사면은 새 정부 출범 후 법학 교수·종교계·시민단체 등에서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윤석열 검찰의 먼지털기식 표적수사로 일가가 도륙되다시피 한 검찰권 남용 사례라는 이유다. 정경심씨가 4년 가까이 복역하는 등 충분한 처벌이 이뤄졌다는 주장과 12·3 내란을 저지하는 데 기여한 점이 평가돼야 한다는 주장도 더해졌다. 하지만 입시 공정성을 흔든 조 전 대표 사면이 우리 사회 공정과 책임의 가치를 무너트려 사회 통합을 저해할 것이란 반론도 크다. 집권 후 처음 단행된 정치인 사면에서 보은·특권 시비가 인 것이다. 그 점에서 ‘위안부 공금 횡령’으로 실형이 확정된 윤 전 의원의 광복절 특사 포함이 적절한지도 몹시 의문스럽다.
이 대통령은 조 전 대표 등의 사면·복권이 사회 통합과 국가를 위해 어떻게 도움이 될 것인지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조 전 대표도 사면을 면죄부로 여길 게 아니라 ‘근언신행’의 자세로 자중해야 한다. 국회의원 재보선 출마 등 향후 정치적 역할에 대한 이야기부터 나오는 상황은 적절치 않다.
나아가 정치인 사면이 더 이상 논쟁 대상이 되지 않도록 제도도 정비해야 한다. 우리 사면법은 특별사면의 경우 사면심의위 제청을 거치도록 했을 뿐, 구체적 대상·수형기간·요건 등을 두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가 지나치게 넓고 자의적이 될 우려가 늘 존재한다. 차제에 대통령 사면권 행사의 요건과 한계·범위를 구체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