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영장 청구서 적시…‘명, 김에 여론조사 보안 유지 당부’ 무상 수수 근거 판단
윤석열 전 트럼프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종로구 KT광화문빌딩 규모에 대해 민중기 특별검사팀에서 피의자 지위로 조사를 귀가하고 있다. 2025.8.6 성동훈 기자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가 “명태균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이들의 주거지인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서 만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부탁했다”고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했다. 특검은 명씨가 김 여사에게 여론조사 자료를 보내면서 ‘보안 유지’를 당부한 것이 ‘여론조사 무상 수수’의 근거라 보고 있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받아봤거나 누군가 비용을 대납했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이 될 수 있다.
11일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은 지난 7일 김 여사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청구서에 “2022년 3월 중순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이들의 주거지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에서 명씨를 만났다”고 적시했다. 또 “명씨는 이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수행하며 대통령 선거 당선에 기여한 대가로 창원시 의창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단수공천 받게 해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했다”고 했다.
특검은 영장 청구서에 “김 여사가 명씨로부터 ‘보안 유지’ 당부를 받으면서 여론조사를 받은 대화 내역과 명씨와 김 여사,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녹음 등에 비춰보면 여론조사 자료를 무상으로 수수한 사실은 명백하게 인정된다”고 적었다. 대화 내역은 2021년 7월3일 명씨와 김 여사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명씨는 김 여사에게 “내일 오후에 공표될 여론조사 자료입니다. 보안 유지 부탁드립니다”라며 여론조사 자료 파일을 전달했다. 김 여사는 “넵 충성!”이라고 답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실시하도록 했다”면서 공표 제한에 대한 대처방안 등도 먼저 논의했다고 밝혔다. 청구서엔 “김 여사가 명씨 주관의 여론조사 공표가 제한될 위기에 처하자 명씨와 그 대처방안을 논의하고, 명씨에게 적극적으로 그가 교부한 여론조사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요청했다”고 적었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20대 대선을 앞두고 명씨로부터 여러 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그 대가로 그해 6월 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검은 부부가 2021년 6월26일~2022년 3월2일 받은 58차례(공표용 36차례) 여론조사 결과가 2억7440만원의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보고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적용했다.
김 여사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2일 오전 10시1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유선희·이홍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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