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이 지난달 1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승래 대변인, 이한주 위원장, 박홍근 기획분과장. 성동훈 기자
국정기획위원회가 내년부터 금융·보험업에서 걷는 교육세를 ‘대학 교육’에 우선 투입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 인재 양성과 산업 지원을 위해 대학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차원에서다. 기획재정부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각 시·도교육청에 배분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재조정될 가능성이 커 초·중등 교육계의 반발이 우려된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오는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교육세 분배 방식 변경안을 제안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11일 통화에서 “금융·보험업에서 걷히는 교육세를 고등교육특별회계에 1순위로 사용하도록 ‘고등평생교육특별회계법’ 개정안 등을 올해 예산안 부수법안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보험업이 내는 세금과 개별소비세, 주세 등을 재원으로 하는 교육세는 현행법상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3~5세 유치원 교육에 필요한 예산)에 먼저 배정하고, 남은 금액을 고등평생교육특별회계(대학)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초·중·고교)에 절반씩 나누는 구조다. 올해 교육세 수입은 약 6조원이고, 이 중 1조7000억원이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에 먼저 배정됐다. 나머지 4조3000억원의 절반씩 대학과 초·중·고 교육에 분배됐다.
국정기획위는 앞으로 교육세 재원 중 금융·보험업에서 걷는 부분을 ‘대학 교육’에 우선 투입하고, 2순위로 ‘유아 교육’에, 남은 돈을 초·중·고교 교육(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쓰도록 개편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3조원가량 고등교육에 쓰일 전망이다. 대학 교육에 우선순위를 두자는 취지다. 미·중 패권 경쟁 속에 한국이 AI 등 신산업 분야에서 뒤처지고, 고학력 인재의 해외 유출도 가속화하는 만큼 대학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정기획위는 이를 제안하면서 기획재정부와 의견을 나눴으며 교육부와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지만 고등교육재정은 부족한 만큼, 대학 지원에 재정을 더 쓰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번 개편은 이재명 정부 첫 세제개편안에 포함된 교육세 인상과도 맞닿아 있다. 기획재정부는 내년부터 수익 1조원 이상인 금융·보험사에 적용하는 교육세율을 현행 0.5%에서 1.0%로 높이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의 교육세 부담은 연간 약 2조원에서 3조3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추가로 확보한 1조3000억원은 ‘대학 AI 교육’과 ‘서울대 10개 만들기’ 등에 우선 쓰일 것으로 보인다.
시·도교육청은 그러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감소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가 자동 배정되는데, 교육세 배분 구조가 바뀌면 상대적으로 시·도교육청 몫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손종필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국가적 차원에서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는 필요하고, 이를 위해 금융·보험업계 세율을 올린 것도 적절한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