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지난 29일 인천 송도 본사에서 연이은 현장 사망사고와 관련한 담화문 발표에 앞서 관계자들과 사과 인사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올해 포스코이앤씨 현장에서 연이은 산업재해 사고로 노동자들이 숨진 사실을 언급하며 질타했다. 연합뉴스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12일 노동자 감전사고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고강도 대응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지 6일 만이다. 감전된 뒤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던 노동자는 8일만에 의식을 되찾았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전담팀과 고용노동부 안양지청은 이날 오전 9시부터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인 LT삼보 등 등 3개 업체 5곳에 70여명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경찰과 노동부는 감전사고가 발생한 양수기의 시공 및 관리에 관한 서류와 전자정보, 안전관리 계획서, 유해위험방지 계획서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앞서 지난 5일 현장감식에서 양수기와 전원선 등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맡겼다.
경찰 등은 특히 포스코이앤씨가 모든 사업장에 대해 작업을 중단하고 긴급 안전점검을 한 뒤 하루만에 사고가 발생한 만큼 이 과정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압수수색 이후에는 회사 관계자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포스코이앤씨와 LT 삼보의 안전보건관리 책임자 1명씩을 입건한 상태다.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수사가 진행되면, 향후 피의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30대 노동자 A씨는 지난 4일 오후 1시 34분쯤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연장공사 현장에서 지하 물웅덩이에 설치된 양수기 펌프를 점검하다 감전으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했다.
심정지 상태로 의식을 잃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A씨는 사고 발생 8일 만인 이날 오후 의식을 회복했다. 현재 말은 하기 어렵지만, 사람은 알아보는 정도의 의식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김종윤 산업안전보건본부장 주재로 포스코 그룹 관련 본부와 지방 관서 긴급 합동 수사전략 회의를 개최했다. 노동부는 회의에서 포스코 그룹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에 대한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추진하기 위한 통일적·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하기로 했다.
또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확보 의무 이행 여부 등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증거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앞으로 중대재해 발생 기업 대상으로 압수 수색 등 강제 수사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경찰과 노동부가 전방위적 수사에 나서면서 포스코이앤씨가 대형건설사로는 처음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처벌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선 반복적으로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월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4월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사고, 4월 대구 주상복합 추락사고, 지난달 의령 고속국도 공사 사망사고 등 올해만 4건이 발생했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은 이번 감전 사고 발생 하루 만인 지난 5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6일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면허 취소, 공공입찰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 보고하라고 지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