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땐 가만있다가 적자땐 인하 요구
두 면세점 과다 투찰한 책임은 회피
인천공항공사 “임대료 인하 없다”
인천공항 면세점 전경.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임대료 40%를 깎아달라”는 신세계면세점과 호텔신라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방침이다. 공사 측은 “이미 1조원이나 임대료 감면 혜택을 제공했다”며 더이상 감면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공사는 “오는 28일 인천지방법원에서 예정된 임대료 감면 신청 관련 2차 조정에 ‘조정(안) 미수용 입장’으로 불참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두 면세점은 지난 4~5월 “적자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공사에 수차례 임대료 인하를 요청했다. 거부당하자 법원에 조정을 신청했는데, 공사는 조정에 응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공사는 지난 6월 30일 열린 1차 조정에는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공사는 “2023년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서 공사가 제시한 최저수용금액 대비 신세계는 161%, 신라는 168%를 제시해 10년간 운영권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공사는 “고가 투찰로 사업권을 획득한 뒤 임대료 감액을 요구하는 것은 입찰 취지와 공공성, 기업의 경영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며 “같은 대기업인 현대면세점의 경우 입찰 예정가의 105%를 써내 현재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임대료 자체도 이미 감면을 많이 해줬다는 입장이다. 공사는 코로나19 확산 시기인 2020~2022년 신세계면세점에 8333억원, 호텔신라에 2672억원을 감면해 줬다. 본래 임대료 조정은 공항 운영환경 변화와 매장 이전·신설 등에만 가능한데 예외적으로 감면을 허용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풀리고 해외 여행수요가 회복된 2023년 신라면세점은 273억원, 신세계면세점은 617억원의 흑자를 냈다.
두 면세점이 임대료를 깎아달라고 법원에 조정을 신청한 곳은 화장품·향수·주류·담배 매장이다. 패션·부티끄 매장은 임대료 인하를 요청하지 않았다. 신라는 패션·부티끄 매장에는 122%, 신세계는 135%를 제시해 낙찰자로 선정된 바있다.
공사 관계자는 “만약 임대료를 인하해 주면 향후 경쟁입찰에서 의도적으로 높은 투찰가로 사업권을 낙찰받은 후 사후에 임대료 조정을 시도하는 등 부정정인 영향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한 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가 임대료를 인하해 주지 않으면 철수를 검토하거나, 철수에 따른 위약금 반환 소송 등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