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양형위, 공탁 관련 양형기준 수정 논의
‘실질적 피해 회복’ 해당될 때만 인정하기로
일러스트 | NEWS IMAGE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기습 공탁’ 등 사회적 논란을 낳아온 공탁 관련 양형기준을 손보기로 했다. 기술 발전과 신종 범죄 출현으로 급변하는 금융시장 환경에도 10년 넘게 제자리인 증권·금융범죄의 권고형량 범위도 새로 검토하기로 했다.
양형위는 지난 11일 140차 전체 회의를 열고 피해 회복 관련 양형인자 정비에 따른 양형기준 수정안, 증권·금융 범죄 양형기준 수정안 등을 논의했다고 12일 밝혔다.
우선 양형위는 전체 양형기준의 양형인자에서 ‘공탁 포함’이라는 문구를 삭제할 예정이다. 공탁은 피해자의 피해복구를 위해 형사사건 피고인 등이 법원에 돈을 맡기는 제도로 기존의 전체 양형기준 양형 인자에는 ‘실질적 피해 회복(공탁 포함)’, ‘상당한 피해 회복(공탁 포함)’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피해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감형만을 노리고 ‘기습 공탁’, ‘도둑 공탁’을 한 뒤 형을 감경받는 사례가 발생해 계속 비판이 나왔다.
이에 대해 양형위는 “피해 회복 방법의 하나로 기재된 ‘공탁 포함’ 문구로 인해 마치 공탁만 하면 당연히 감경 인자가 되는 것처럼 오인될 우려를 없애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실질적 피해 회복의 정의 중 공탁에 대한 부분도 신중하게 보고, 공탁에 대한 피해자의 의견을 듣고 피고인이 공탁을 회수할 의사가 있는지 등을 조사해 실질적인 피해 회복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인정하기로 했다.
양형위는 범행 양상 변화와 법률 개정으로 인한 법정형 상향 등을 반영해 증권·금융 범죄의 권고 형량 범위도 새롭게 검토할 예정이다. 증권·금융 범죄 양형기준은 2012년 설정돼 시행된 이후 한 차례도 수정되지 않았다.
이번 회의에서 양형위는 자본시장법과 외부감사법 개정으로 확대된 구성요건을 반영해 ‘허위 재무제표 작성·공시 및 감사보고서 허위 기재’, ‘회계정보 위·변조 및 감사조서 위·변조’ 전부를 양형기준 설정 대상 범죄에 포함하기로 했다. ‘범죄로 인한 이득액 또는 회피 손실액’을 기준으로 한 유형 분류 방식은 그대로 유지한다.
양형위는 앞으로 회의를 거쳐 증권·금융 범죄에 대한 권고 형량 범위, 양형인자 등을 설정한 뒤 내년 3월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