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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양심 냉장고> <느낌표> <칭찬합시다> 등을 연출하며 공익 예능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일명 '쌀집 아저씨' 김영희 PD가 여행 에세이를 냈다.

사실 그는 2009년 아프리카 여행을 다녀온 뒤 발표한 첫 책 <헉 아프리카>, 2011년 남미 여행기를 담은 <소금사막> 등 이미 여행 책 두 권을 냈다.

그럼에도 이번 책을 데뷔작이라고 한 것을 두고 "예전엔 글 써서 먹고살지 않았지만, 이제 여행 작가로 먹고살 생각이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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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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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작가된 김영희 PD “인생엔 옆길도 많아, 공익 예능 한다면…”

입력 2025.08.12 15:50

수정 2025.08.12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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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희진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여행 에세이 <짐 챙겨>를 낸 프로듀서 겸 작가 김영희. 그는 MBC 재직시절 <느낌표>, <칭찬합시다> 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연출했다. 문재원 기자

여행 에세이 <짐 챙겨>를 낸 프로듀서 겸 작가 김영희. 그는 MBC 재직시절 <느낌표>, <칭찬합시다> 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연출했다. 문재원 기자

<양심 냉장고> <느낌표> <칭찬합시다> 등을 연출하며 공익 예능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일명 ‘쌀집 아저씨’ 김영희 PD(65)가 여행 에세이를 냈다. <짐 챙겨>라는 짧은 제목의 책은 그의 삶과 방송 생활을 한데 어우른 인생 사용 설명서처럼 보이기도 하고 가벼운 여행기처럼도 읽힌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에서 김 PD를 만났다.

그는 이번 책으로 본격 “여행 작가로 데뷔”했다며 스스로 “프로듀서 겸 작가”라고 소개했다. 사실 그는 2009년 아프리카 여행을 다녀온 뒤 발표한 첫 책 <헉 아프리카>, 2011년 남미 여행기를 담은 <소금사막> 등 이미 여행 책 두 권을 냈다. 그럼에도 이번 책을 데뷔작이라고 한 것을 두고 “예전엔 글 써서 먹고살지 않았지만, 이제 여행 작가로 먹고살 생각이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예능 프로그램을 연출하다 얻은 ‘쌀집 아저씨’라는 별명답게 친근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책에는 그의 여행기와 함께 직접 그린 삽화가 여럿 담겨있다. “그림을 배운 적도 없고 즐기지도 않는다”지만 그가 과거에 낸 책들을 포함해 이번 책에도 삽화가 꽤 큰 지분을 차지한다. 그는 “혼자 서너 달을 여행했다. 당시 아이들이 어렸는데, 내가 편지를 길게 써 보내면 읽겠나 싶어서 간단한 메모와 함께 그림을 그려서 보내곤 했다. 그때부터 모아 온 그림이 꽤 많이 쌓였다”고 말했다.

<짐 챙겨>에 실린 김영희 PD가 그린 삽화. 상상 제공

<짐 챙겨>에 실린 김영희 PD가 그린 삽화. 상상 제공

<짐 챙겨>에 실린 김영희 PD가 그린 삽화. 상상 제공

<짐 챙겨>에 실린 김영희 PD가 그린 삽화. 상상 제공

그림처럼 메모도 많다. 그는 이번 책을 “지난 30년 여행의 기록을 집대성한 것”이라고 말했는데,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데는 ‘메모 습관’이 큰 도움이 됐다. 김 PD는 “대한민국 PD 중에 메모를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이 내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메모한다. 메모를 잘 하면 일도 잘하고 글도 잘 쓴다”며 주위에도 메모에 대한 예찬을 아끼지 않는다고 했다.

책에는 그의 다양한 여행 에피소드가 담겼는데 히말라야를 오르며 깨달은 인생의 진실을 비롯해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나와서 얘기했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유럽 촬영과 관련된 이야기 등도 담겼다. 그는 “젊은 시절엔 ‘경주마처럼 산다’는 말을 들을 만큼 앞만 보고 일했다. 책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은 ‘인생엔 옆으로 난 길도 많다’인데, 히말라야를 오르며 어느 순간 인생엔 정상으로 향하는 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여행은 프로그램 기획의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했다. <일밤>의 한 코너였던 ‘단비’는 그가 아프리카 여행을 다녀오고 난 뒤 구상했다. 식수난으로 고생하고 있는 세계 각국을 다니며 우물을 퍼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프로그램이었다.

여행 작가된 김영희 PD “인생엔 옆길도 많아, 공익 예능 한다면…”

인기 예능 PD로 성공만 했을 것 같지만 어려운 시절도 있었다. MBC를 사직하고 중국에 진출했을 때다. 중국에서 연출한 <폭풍 효자> 등으로 인기를 누렸지만 2016년 중국 정부가 한국의 문화 콘텐츠, 상품, 관광 등을 제한하는 ‘한한령’을 시행하며 위기가 찾아왔다. 그는 “(한한령 뒤)1년을 버텼는데 정말 죽을뻔했다”며 “나 자신보다 나를 믿고 따라와 준 후배들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돌아온 뒤 MBC에 복귀했다. 하지만 2021년 콘텐츠총괄부사장 자리를 마지막으로 MBC를 떠났다. 지난 20대 대선 때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캠프에 참여했다가 ‘방송을 떠나 정치권에 발을 들인다’는 비판 섞인 시선을 받기도 했다. 그는 “정치라는 것은 내가 하면 안 되는 일”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글을 써서 먹고살겠다고 했지만, 방송에서 손을 놓은 것은 아니다. 그는 “프로듀서로서도 일하고 있다. 기획 자문이나 캐스팅 연결 등을 한다”고 말했다. 공식 은퇴작은 아직 없다. 김 PD는 “마지막으로 하나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최근에 공익 예능에 대한 열망이 있어서 연락이 자주 오는데, 만약 다시 한다면 ‘공익 같지 않은 공익 예능’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도 계속 여행 중이다. 인터뷰 일주일 전에 알제리를 다녀왔고 이달 말에는 미국에 간다고 했다. 다시 멀리로 떠나기 전, 오는 20일 교보문고 광화문에서 북토크를 연다. 방송인 서경석이 사회자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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