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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70세 벤은 왜 다시 출근했을까?' 영화 <인턴>의 주인공 벤은 평생을 헌신해 일했던 회사를 떠난 후, 단조로운 은퇴 생활 속에서 허무를 느낀다.

그러나 이제는 중장년층에 특화된 금융교육, 연금 운용 지원, 자산 포트폴리오 재설계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퇴직연금을 단순한 퇴직금 계좌가 아니라, 적극적이고 장기적인 자산관리 수단으로 인식하게 해야 하며, 자산은 '묶여 있는 것'이 아니라 '굴러가는 것'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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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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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없는 시대, 자산관리가 답이다

입력 2025.08.12 20:19

수정 2025.08.1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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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윤학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70세 벤은 왜 다시 출근했을까?’ 영화 <인턴>의 주인공 벤은 평생을 헌신해 일했던 회사를 떠난 후, 단조로운 은퇴 생활 속에서 허무를 느낀다. “내 경험은, 내 시간은, 아직도 누군가에게 유효하지 않을까?” 간절함으로 다시 이력서를 낸다. 그러고는 젊은 CEO가 이끄는 스타트업에 입사해 시니어 인턴이 되어 다시 살아 숨 쉬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 장면은 단지 영화 속 에피소드가 아니라, 지금 한국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수많은 50·60대의 현실이다.

우리는 ‘은퇴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퇴직은 했지만 은퇴는 하지 못한 중장년들이 넘쳐난다. 더 오래 일해야 하는 시대. 하지만 일할 자리는 줄고, 소득은 불안하다. 문제는 이것이 단순한 고용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은 경제의 중심에 있지만, 자산관리에서는 가장 취약한 세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55~79세 고령층의 경제활동인구가 드디어 1000만명을 돌파했다. 연금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려워 일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실제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60.9%이며, 고용률 역시 59.5%로 고령층 3명 중 2명이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수치 뒤에는 불안한 노동 환경이 숨어 있다. 많은 이들이 임금피크제를 겪으며 급여가 줄고,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전환된다. 퇴직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일의 질은 크게 낮아진다.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는 드물고, 육체노동이나 임시직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중장년층(40~64세)의 평균 연간 소득은 약 4259만원으로 청년층(15~39세) 2950만원보다 1.4배 많지만, 자녀 교육비, 부모 병원비, 주택 대출 등 비자발적 지출이 많아 실질적 여유 자산은 없다. 평균 대출금액은 약 6034만원으로 청년층보다 1.6배 많아서, 금리 상승기에는 이자 부담이 치명적이다. 특히 자산 구조가 편중되어 있다. 주택 한 채에 전 재산이 묶인 경우가 많아 유동성이 현저히 낮고, 금융자산은 은행 예금 위주로 편중되어 있다.

문제는 연금이다. 공적연금만으로는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일반화됐지만, 사적연금 또한 충분치 않다. 2024년 전체 퇴직연금 432조원 중에서 원리금 보장 상품이 80% 수준이지만, 평균 수익률은 3.6%에 불과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고려할 때, 실질 수익률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퇴직연금 자산의 대부분이 여전히 ‘원리금 보장형 예금’에 머물러 있다. 이는 운용에 대한 지식 부족, 금융상품에 대한 불신, 그리고 퇴직연금 관리에 대한 무관심이 겹친 결과다.

또한 국민연금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고령층의 지난 1년간 연금수급액은 86만원으로 1인 기준 최소생활비 136만원에도 턱없이 못 미친다. 게다가 실제 연금을 받는 고령층은 51.7%에 불과하다. 결국, 공적연금은 생계를 유지하기에 턱없이 부족하고, 보완 수단인 사적연금은 제 기능을 못하고 있으며, 개인의 금융역량은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자산관리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가계자산의 75%가 실물자산이다. 나머지 금융자산 중에서도 대부분이 예금과 적금, 보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60대 이상의 금융자산 중 자본시장상품 비율은 10% 미만 수준이다.

금융 투자에 대한 접근성은 낮고,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해 성장 가능성이 있는 자산에 접근하지 못한다. 특히 장기 분산투자나 연금형 ETF 같은 상품에 대한 인식은 거의 전무하다.

이제 한국은 ‘은퇴 없는 시대’에 들어섰다. 법정 정년은 60세지만, 실질 은퇴 시점은 점점 늦춰지고 있다. 이 괴리를 메우지 않으면 중장년층은 ‘일은 오래하지만, 가난한 인생’에 갇히게 된다.

그동안 정부는 청년층 위주의 정책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중장년층에 특화된 금융교육, 연금 운용 지원, 자산 포트폴리오 재설계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퇴직연금을 단순한 퇴직금 계좌가 아니라, 적극적이고 장기적인 자산관리 수단으로 인식하게 해야 하며, 자산은 ‘묶여 있는 것’이 아니라 ‘굴러가는 것’이 되어야 한다.

그들의 일과 돈,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만, 새로운 설계를 위한 준비가 필요할 뿐이다.

이윤학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이윤학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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