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선수, 1년 만에 KBL 복귀
한국가스공사 유니폼 입기로
“여전히 잘 뛰고 슛감도 좋아”
제2의 고향에서 의욕 활활 대구 한국가스공사 유니폼을 입게 된 라건아가 12일 대구 실내체육관 인근 클럽하우스에서 활약을 다짐하고 있다. 대구 | 황민국 기자
한국 농구 최초의 귀화선수 라건아(36·한국가스공사)가 KBL을 떠난 지 1년 만에 대구 한국가스공사 유니폼을 입고 돌아왔다. 리그 규정상 외국인 선수 신분이지만, 마음은 한국 선수다. 본명인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아닌 ‘라건아’로 자신을 소개한다.
12일 대구실내체육관 인근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라건아는 “한국을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끝내는 것이 목표”라면서 “다른 구단들도 제안을 해왔지만 한국가스공사가 가장 적극적이었다”며 웃었다.
라건아는 2012년부터 울산 현대모비스와 서울 삼성, 부산 KCC 등에서 12년간 활약했다. 삼성에서 뛰던 2018년 특별귀화선수로 한국 국적을 얻은 그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다. 그러나 2024년 KCC·대한민국농구협회·KBL이 엮인 ‘4자 계약’이 만료돼 리그를 떠난 그는 중국(창사)과 필리핀(매그놀리아)에서 잠시 뛴 뒤 올해 한국가스공사의 손을 잡고 KBL로 복귀했다.
라건아는 “난 프로 경력을 한국에서 시작했다. 그 마지막도 한국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아내도 미국보다 한국을 좋아한다. 딸은 한국에서 태어나 이곳이 고향이다. 다시 한국으로 간다니 모두 좋아했다”고 설명했다.
라건아가 한국가스공사에 합류하면서 2025~2026시즌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졌다. 그는 30대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활동량과 높이에 강점이 있다.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은 “검증된 선수로 여전히 잘 뛰고, 슛도 좋다. 리바운드와 속공도 잘해주겠지만 득점에도 많이 기여했으면 한다. 부상만 안 당하면 (6강 플레이오프에 오른) 지난 시즌보다 한 단계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록 제조기로 불리는 라건아가 쏟아낼 신기록도 관심의 대상이다. 라건아는 “개인 기록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지만 서장훈이 보유하고 있는 역대 통산 득점 1위(1만3231점)에 1888점이 부족한 2위다. 리바운드는 이미 6567개로 서장훈(5235개)을 뛰어넘은 역대 1위다.
한국 농구에 귀화선수는 라건아가 마지막이다.
라건아는 “2015년 현대모비스 소속으로 윌리엄 존스컵에 참가할 때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다. 처음으로 애국심을 느꼈고, 귀화를 추진하게 된 동기였다”면서 “혹시 대한민국농구협회가 다른 선수를 찾고 있다면 내게 물었으면 한다”며 제2의 귀화 농구선수 발굴을 돕고 싶다고 했다. 대구 | 황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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