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원·달러 환율 10% 하락 시
수출 0.25% 감소, 수입 1.31% 증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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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적자 규모를 줄이고 제조업 부흥을 바라는 미국이 관세 협상에 이은 다음 협상 카드로 ‘달러 약세 유도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관세 부과에 이어 환율 변화에 따른 수출 충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가 13일 발간한 ‘트럼프 2기 달러 약세 시나리오 점검 및 영향 분석’ 보고서를 보면,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수출액은 0.25% 감소하고 수입액은 1.31%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출의 경우 단가가 오른 데 따른 수출 물량 감소가 달러 기준 수출 가격 상승보다 더 큰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환율이 하락하면 원자재 수입 단가도 낮아져 생산 비용을 절감하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 10% 하락 시 생산 비용은 제조업 4.4%를 포함해 전체 3.0% 감소했다. 특히 석탄·석유제품(7.2%), 철강·알루미늄 등 1차 금속제품(6.0%) 등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은 절감 효과가 두드러졌다.
환율이 하락할 때뿐 아니라 변동성이 커질 때도 수출 물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장기 평균으로 봤을 때 환율 변동성이 1%포인트 커질수록 수출 물량은 1.54% 감소한다고 밝혔다. 환율이 상승하든 하락하든 출렁일수록 수출이 더 줄어든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다만 일명 ‘마러라고 합의’ 구상이 실현될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마러라고 합의는 관세와 안보 보장을 활용해 달러 약세를 위한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것으로, 최근 연방준비제도 임시 이사에 지명된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의 구상이다. 보고서는 “각국의 통화 가치 절상(약달러)은 수출 경쟁력 약화와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어 중국·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이 이에 공조할 유인이 크지 않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무역 정책은 정책 신뢰도를 저하시켜 통화 협정에 대한 합의 도출을 더욱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런데도 혹시 모를 충격에는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핵심이었다. 양지원 무협 수석연구원은 “마러라고 합의가 아니더라도 미국이 통화 강세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원·달러 환율 하락에 대비해 통화 스와프 확대 등 외환시장 안전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