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국힘 비대위원장 “출석 요구 부적절”
참고인 조사 수월치 않으면 피의자 조사 돌입할 듯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소속의원들이 지난해 12월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12·3 불법계엄 관련 국민의힘 지도부의 국회 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을 수사 중인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잇따라 참고인 조사를 요청했다. 국민의힘은 “야당 말살”이라며 참고인 조사 요청에 반발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특검팀이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특검팀은 최근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수사 협조 요구서를 보냈다. 수사 협조 요구서에는 ‘의원님의 의정 활동 등을 감안해 조사 일정을 협의하고자 한다. 조사 방식과 장소 등도 의원님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도록 하겠다’고 적혔다고 한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1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부 의원들에게 문서로서 참고인 조사 요청이 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특검의 참고인 조사 요청이 오면 지도부에 보고하라고 공지한 상태다.
특검팀은 지난 11일 국민의힘 조경태·김예지 의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는데 다른 의원들 조사에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의원 중 가장 처음으로 조사를 요청받은 안철수 의원도 공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앞서 경찰이 같은 사건으로 수사했을 때 10여명의 의원이 참고인·피의자 조사를 받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할지는 불투명하다. 참고인 조사는 응할 의무가 없는 데다 국민의힘이 오는 22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라는 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지난해 12월4일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의결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친한동훈계 의원들도 조사에 소극적인 분위기다. 여당이 주도한 내란 특검에 협조하면 ‘배신자 프레임’에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참고인 조사에 응한) 조경태·김예지 의원은 건너지 말았어야 할 그 강을 건넜으니 통탄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특검의 참고인 조사 요청에 부정적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전당대회 충청·호남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대전 배재대에서 “야당을 말살하겠다고 하는 정권의 충견인 특검에서 의원들에게 출석을 요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거기에 동조하는 듯한 움직임은 우리 당을 위해서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특검팀이 국민의힘 의원 전체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서 2개월치 대화 내역이 삭제된 경위를 수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의힘은 전날 입장을 내고 “악의적 언론플레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서울고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특검이 수사 대상 범죄에 대해 수사하지 않을 경우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며 “법률에 의한 직무수행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폄훼하는 것은 지양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일단 참고인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법리 적용과 피의자 조사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을 조사하는 것이 수월하지 않으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참고인 조사하거나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을 바로 피의자로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