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을 맞아 극장가를 찾은 영화들 포스터. 왼쪽부터 <독립군 : 끝나지 않은 전쟁><아이 캔 스피크> <백산 : 의령에서 발해까지> <처음 듣는 광복>. 각각 블루필름웍스, 마노엔터테인먼트,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CGV 제공.
광복 80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 독립군의 투쟁, 위안부 피해 증언, 해방의 순간 등을 담은 영화와 다큐멘터리들이 잇따라 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무장 독립운동의 역사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독립군 : 끝나지 않은 전쟁>은 13일 개봉했다. 영화는 독립투쟁과 관련한 자료와 새로운 증언을 교차하는 방식으로 무장 독립운동의 역사를 조명한다. 특히 영화의 중심인 홍범도 장군은 의병장과 대한독립군 사령관 등을 지냈으며, 1920년 봉오동전투와 청산리전투의 승리를 이끌었다.
영화 <독립군 : 끝나지 않은 전쟁>의 한 장면 배우 조진웅이 내레이션을 하고있다. 블루필름웍스 제공
영화 내레이션은 2021년 홍범도 장군 유해봉환 당시 동행했던 배우 조진웅(49)이 맡았다. 조진웅은 지난 10일 JTBC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국군의 뿌리가 어디인가. 해방 뒤 한국전쟁을 치르며 일본 육사, 만주군 출신 정치군인들이 복귀됐는데 (그들이) 그것(뿌리)인가. 아니면 무명으로, 진심으로 나라를 구하기 위해 피땀 흘린 이름 없는 군인들이 정말 우리 국군의 뿌리인가.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냐는 화두를 던지는 영화”라고 했다.
그는 영화 속 가장 마음에 남았던 문장에 대해서는 “명령 중의 하나가 마음에 박혔다. ‘죽지 마라. 우리가 이루어질 때까지 꼭 살아라’라는 말이 굉장히 울렸다”며 “참여하는 모든 무명의 독립군들에게 희망을 주는 명령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진웅은 윤석열 탄핵 등 정치적 소신을 밝히는 것이 부담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잘못된 것에 대해 잘못됐다고 얘기한 것”이라며 “왜 부담을 느껴야 하는 것이냐? 그런 사회가 만들어지면 안 된다”라고 하기도 했다. 배우로서 지키고 싶은 소신 등을 묻는 질문에 “아무일 없고 평온한 뉴스를 보는 것, 우리나라 콘텐츠, 우리나라 K컬처에 자긍심을 갖고 사는 게 소신”이라고 했다.
영화 <백산 : 의령에서 발해까지> 예고편의 한 장면.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독립운동가 백산 안희제의 생애를 다룬 최초의 다큐멘터리 영화 <백산 : 의령에서 발해까지>는 오는 21일 개봉한다. 백산 안희제는 백범 김구, 백야 김좌진과 함께 ‘삼백’이라 불린 독립운동가지만 후대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그는 조선 독립운동자금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던 기업가이자 스파이, 교육가로 활동했다.
영화는 일평생 독립운동을 도왔던 그의 생애를 시기별로 나눠 세세히 기록했다. 그가 일궈낸 만주 발해농장 전경을 포함해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수집된 관련 사료들이 담겼는데 그중 일부는 이번 다큐멘터리를 통해 처음 공개된다.
1945년 8월 해방 당시 전국에 울려 퍼진 “대한 독립 만세” 함성을 극장에서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됐다. 지난 8일 개봉한 <처음 듣는 광복>은 광복의 순간 울려 퍼진 함성을 인공지능(AI) 기술로 재현했다. CGV와 빙그레가 독립운동 캠페인의 일환으로 기획했으며, 8월 15일 광복절의 의미를 살려 8분 15초의 길이로 제작됐다. 오는 15일까지 상영되며 티켓 가격 1000원 중 815원은 대한적십자사 독립운동가 후손 돕기 캠페인 사업에 기부된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한 장면. 마노엔터테인먼트 제공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소재의 영화 <아이 캔 스피크>도 이날 재개봉됐다. 홀로 살며 구청에 수시로 민원을 넣는 할머니 나옥분(나문희)이 주인공으로, 실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고초를 겪었던 옥분은 구청 직원 민제(이제훈)에게 영어를 배우게 되며 과거 아픔을 마주한다.
2007년 미국 하원 의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공개 청문회가 재연된다. 옥분이 홀로 청문회 단상에 올라 “아이 캔 스피크”라고 외치며 민제에게 배운 영어로 일본군 만행을 증언하는 장면과 “잊으면은 내가 지는 거니께”라는 대사 등 여운이 남는 이야기를 다시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다. 이 영화는 2017년 개봉 당시 약 320만 관객을 동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