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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문화전쟁’ 노골화···스미스소니언 전시·운영 전면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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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내년 미국 건국 250주년을 앞두고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의 전시부터 소장품, 운영에 대한 대대적 점검에 나선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이 독립기관인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을 길들이려는 시도의 연장선에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스미스소니언 재단과 산하 기관들에 대한 '미국 역사의 진실과 정신 회복'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 "분열적이고 인종중심적 이념의 영향을 받았다"며 "미국과 서구 가치를 해롭고 억압적인 것으로 묘사하는 서사를 조장한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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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문화전쟁’ 노골화···스미스소니언 전시·운영 전면 검토

입력 2025.08.13 16:33

수정 2025.08.1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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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경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 게티이미지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 게티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내년 미국 건국 250주년을 앞두고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의 전시부터 소장품, 운영에 대한 대대적 점검에 나선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 이후 시사했던 ‘스미스소니언 길들이기’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로, 비정부기관인 박물관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정치적 개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2월 미국 주요 매체들에 따르면 백악관은 최근 스미스소니언 재단에 서한을 보내 재단 산하 기관들의 전시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부합하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재단 내부 문건 등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심사 대상에는 전시 해설문, 온라인 콘텐츠, 전시 계획, 소장품, 예술가 보조금, 소셜미디어 게시, 예술가 보조금 등이 포함돼 있다.

백악관은 “논조, 역사적 프레이밍, 그리고 미국적 이상과의 부합을 평가하고 전시 자료들과 소장품들이 미국의 성취와 발전을 강조하기 위해 쓰이고 있는지 혹은 쓰일 수 있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재단 산하 국립 박물관·미술관·동물원 21곳 중 8곳을 집중 검토 대상으로 지목했다. 국립미국사박물관(NMAH), 국립자연사박물관(NMNH), 국립아프리카계미국인역사문화박물관(NMAAHC), 국립아메리칸인디언박물관(NMAI), 국립항공우주박물관(NASM), 스미스소니언미국미술관(SAAM), 국립초상화미술관(NPG), 허시혼미술관이다.

2019년 7월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 상륙잔전 당시 사용됐던 깃발을 스미스소니언에 기증하는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2019년 7월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 상륙잔전 당시 사용됐던 깃발을 스미스소니언에 기증하는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이 독립기관인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을 길들이려는 시도의 연장선에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스미스소니언 재단과 산하 기관들에 대한 ‘미국 역사의 진실과 정신 회복’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 “분열적이고 인종중심적 이념의 영향을 받았다”며 “미국과 서구 가치를 해롭고 억압적인 것으로 묘사하는 서사를 조장한다”고 비난했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은 재단 산하 국립초상화미술관의 킴 세이에트 관장을 “매우 당파적”이며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의 강력한 지지자”라고 비판하며 해임하겠다고 밝혔고, 6월 세이에트 관장은 사임했다.

스미스소니언 재단 운영은 연방대법원장과 부통령을 포함한 이사 17명으로 구성된 이사회가 맡으며, 연방대법원장이 당연직 이사장이어서 대통령이 재단 운영이나 인사에 직접 관여할 법적 권한은 없다. 하지만 10억달러(약 1조3500억원)가 넘는 연간 예산 가운데 62%가 의회 예산, 연방보조금, 정부 계약으로 충당되기 때문에 정부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역사학자들은 독립기관으로 여겨져 온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대한 정치적 간섭에 우려를 표했다. 애닛 고든리드 미국 역사가협회장은 “스미스소니언은 이미 미국 역사를 훌륭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전시가 특정 행정부의 선호도를 반영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사라 와이크셀 미국 역사학회 사무국장은 “백악관의 시도는 역사적 정확성을 보장하기 위해 훈련받은 역사가와 큐레이터에 대한 모욕”이라며 “미국 과거에 대판 포괄적이고 복잡한 이야기를 전하는 믿을 만하고 매력적인 콘텐츠를 잃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18년 2월 미국 워싱턴 D.C. 스미스소니언 국립초상화미술관에서 열린 초상화 공개 행사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이 각각 자신의 초상화 옆에 서 있다.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의 초상화는 에이미 셰럴드가 그렸다. 게티이미지

2018년 2월 미국 워싱턴 D.C. 스미스소니언 국립초상화미술관에서 열린 초상화 공개 행사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이 각각 자신의 초상화 옆에 서 있다.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의 초상화는 에이미 셰럴드가 그렸다. 게티이미지

스미스소니언은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 이후 다양성사무소를 폐쇄했다. 지난달엔 에이미 셰럴드가 국립초상화미술관에서 열 예정이었던 자신의 개인전을 취소했다. 미술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자유의 여신상을 트랜스젠더로 묘사한 자신의 그림을 철거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2018년 미셸 오바마의 초상화를 그려 유명세를 탄 셰럴드는 흑인 인물의 정체성과 역사를 재해석한 초상화로 주목받았다.

스미스소니언 재단은 이번 조치에 대해 “학문적 우수성, 엄밀한 연구, 그리고 정확하고 사실에 입각한 역사 제시”의 원칙을 염두에 두고 백악관 서한의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백악관, 의회, 그리고 재단이사회와 건설적 협조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워싱턴DC를 대표하는 국립공연장인 ‘케네디 공연예술센터’의 이사와 대표들을 경질하고 본인이 이사장으로 취임하기도 했다.

지난 6월엔 국립공원관리청의 안내 표지판 등에 대한 전면적 검토를 명령하며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자료는 9월까지 제거하거나 수정할 것을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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