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마저 태워 죽이겠다는 듯이 태양이 이글거리는 여름이다. 역대 최고라는 기록은 매일 새로 쓰이고 있다. ‘더워서 죽겠다’는 말은 더 농담으로 읽히지 않는다. ‘진짜 이러다 죽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겨우 몇십분, 밖에 있는 동안에도 몇번이고 한다.
고진수 민주노총 세종호텔지부장이 올라가 있는 10m짜리 철제 고공농성장은 태양에 가까운 만큼 더 뜨겁다.
그는 지난 2월13일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지난 11일은 농성을 시작한 지 180일, 반년이 된 날이다. 그는 땅에서보다 더 추운 겨울을, 더 더운 여름을 저 위에서 보냈다.
고공농성 반년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 그와 연대하는 시민들이 고공농성장 앞에 천막을 설치했다. “고진수 동지가 조금이라도 시원함을 느꼈으면 좋겠다”며 준비한 행사였다. 시원한 빙수를 만들어 먹고, 땀을 닦을 수 있는 손수건을 나누고, 서로 부채를 부쳐줬다.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대형 얼음을 온몸으로 비벼가며 녹였다. 얼음 위에서 “얼른 내려오라”고 외치는 표정이 하나같이 밝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조금은 더위를 잊었을까, 땅에 조금은 가까워진 기분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