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를 방해해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된 전한길 씨가 1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가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소동을 일으킨 극우 유튜버 전한길씨에 대해 14일 ‘경고’를 의결했다. 경고는 가장 가벼운 징계 조치다. 여상원 윤리위원장은 “전씨가 전과가 없고, 본인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향후 재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했다. 전씨는 지난 8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탄핵찬성파인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의 연설 도중 ‘배신자’를 연호하며 소란을 피웠다. 송언석 비대위원장이 “죄질이 매우 엄중하다”며 제명이라도 할 것처럼 엄포를 놓더니 유야무야 끝낸 것이다.
전씨는 내란수괴 윤석열을 옹호한 아스팔트 극우 인사다.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과 극우 집회에 나와 부정선거 음모론을 퍼뜨렸고,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윤석열이 사저로 돌아오면서 “다 이기고 돌아왔다”고 궤변 늘어놓은 걸 두고 “예수님 같다”고 했다. 지난 6월 국민의힘에 입당해서는 윤석열의 정치적 복권과 당의 극우화를 줄기차게 시도 중이다.
전씨는 국민의힘이 최소한의 혁신 의지가 있다면 애초에 당원으로 받지 말았어야 할 인사다. 그런데도 당 지도부는 어물쩍 넘어갔다. 그러더니 이번 징계 기회마저 솜방망이 처벌로 걷어찼다. 축출해도 모자랄 전씨의 당내 입지를 외려 공식화한 꼴이 됐다. ‘극우 본당’이 되기로 작정했나 묻지 않을 수 없다.
전씨는 국민의힘이 앓는 ‘극우병’의 증상이지 원인이 아니다. 전씨 같은 사람과 손잡고 당권을 쥐려는 친윤, 거기에 영합하는 다수 의원들의 기회주의적 처신이야말로 극우병의 온상이라 할 것이다. 김문수 당대표 후보는 전씨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윤석열이 입당하면 받겠다 하고, “계엄으로 인해서 (죽거나 다친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라고 했다. 이날은 ‘김건희 특검팀’의 당사 압수수색을 막겠다며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국민적·헌법적 판단이 끝난 ‘내란의 강’, 김건희 일당이 범한 ‘국정농단의 강’에 제 발로 다시 뛰어드는 격이다. 전씨에 대한 솜방망이 징계는 여전히 ‘탄핵 반대’ ‘윤 어게인’을 외치는 사람들이 당 주류임을 보여준다. 이런 정치적 자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