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후 첫 소환…‘무상 여론조사’ 추궁에 ‘진술 거부권’
변호인들에게 “다시 내 남편하고 살 수 있을까” 한탄도
특검 “새 혐의 다 조사”…‘집사’ 김예성 구속영장 청구
호송차 타고 출석 구속 후 첫 조사를 받는 김건희 여사가 탑승한 법무부 호송차량이 14일 민중기 특검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으로 들어서고 있다. 문재원 기자 mjw@kyunghyang.com
김건희 여사가 14일 구속 후 처음으로 소환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진술거부권을 행사해 조사는 2시간도 채우지 못하고 조기 종료됐다. 민중기 특별검사는 김 여사 일가의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씨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8시38분 법무부 호송차량을 타고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구치소를 출발해 9시53분 특검 사무실이 있는 종로구 KT광화문 웨스트빌딩에 도착했다. 김 여사가 지하주차장을 통해 들어가면서 모습이 공개되지 않았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는 ‘4398번’ 수용번호가 붙은 미결수용자복 대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때 입었던 정장을 입고 출석했다. 수갑을 찬 상태였으나 조사받을 때는 수갑을 풀었다고 한다.
특검은 김 여사를 상대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연관된 부당 선거개입 및 공천개입 의혹에 대한 조사를 했다. 오전 9시56분 조사를 시작해 11시27분까지 진행했고 그사이 10~15분 정도 쉬었다. 점심식사 뒤 오후 1시32분 조사를 재개해 2시10분에 마쳤다. 조사 시간은 2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김 여사는 오후 3시쯤 조서 열람을 마치고 지하주차장을 통해 특검 사무실을 떠났다.
조사가 예정보다 일찍 끝난 건 김 여사가 진술거부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특검은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무상 여론조사’를 받은 것인지 추궁했으나 대부분 “진술을 거부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특검은 오는 18일 김 여사를 다시 소환하기로 했다. 당초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먼저 조사할 계획이었지만 이날 공천개입 의혹부터 시작하면서 18일에는 어떤 사건을 조사하게 될지 주목된다. 김 여사 구속영장에는 공천개입,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외에도 건진법사 관련 청탁 및 물품 수수 의혹이 적시됐다.
구속영장 청구 대상이 아닌 사건에 대한 조사도 변수다. 문홍주 특검보는 “새롭게 시작하는 혐의를 다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 구속에 결정적 역할을 한 ‘서희건설 명품 수수’ 사건도 조사 대상이라는 의미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김 여사가 과거 해외 순방 당시 착용한 6000만원대 목걸이를 구매해줬다고 자수하며 진품 목걸이 등 장신구 3점을 특검에 제출했다. 조사 대상에는 ‘집사’ 김예성씨가 대기업들로부터 거액을 투자받은 ‘집사 게이트’도 있다. 특검은 이날 김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사건은 김씨가 설립에 참여하고 지분을 가진 IMS모빌리티가 2023년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인데도 대기업 등으로부터 184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투자금의 상당액을 횡령했다는 의혹이다. 특검은 구속영장 청구서에 횡령액을 33억8000만원으로 특정했다.
김 여사 측에 따르면 김 여사는 변호인들에게 “내가 다시 내 남편하고 살 수 있을까” “다시 우리가 만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고 한다. 본인과 윤 전 대통령이 구속돼 있고 장기형이 예상되는 상황에 대한 소회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김 여사 측은 김 여사 건강이 좋지 않아 다음주 대면진료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