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경기 대회 열고
로봇 산업 발전 효과 노려
로봇은 어느 정도까지 인간처럼 판단하고 움직일 수 있을까. 중국 로봇 기술의 현재를 점검할 수 있는 ‘2025 세계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경기대회’가 14일부터 17일까지 중국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다. 중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로봇산업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자국이 로봇기술을 선도한다는 이미지를 구축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전 세계 5대륙 16개국에서 온 280개 팀, 500대 이상의 로봇이 육상, 축구, 격투기, 체조 등 20개 종목의 538개 경기에 출전한다.
이번 로봇올림픽이 기존 로봇대회와 구별되는 점은 인간 모습을 갖춘 인공지능(AI) 기반 로봇들이 출전한다는 점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매 순간 알고리즘과 딥러닝을 통해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인다.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기술의 핵심은 ‘체화지능(體化知能)’이다. 기계장치에 AI를 입혀 로봇과 인간의 경계를 허무는 기술이다.
중국은 이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장기적으로 로봇을 육체노동이나 산업·군사 분야에 투입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대회에 투입되는 로봇의 체화지능 구현 수준은 어린아이와 비슷한 단계까지 발전했다. 대회 공식 참가 업체인 중국 스타트업 부스터 로보틱스의 창립자 청하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언론 브리핑에서 “현재 로봇들의 축구 실력은 대략 5~6세 수준”이라며 “진전이 굉장히 빠르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로봇올림픽과 같은 대규모 이벤트를 통해 자국 로봇산업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이벤트의 가장 큰 효과는 중국 내에서 로봇에 관한 관심을 환기한다는 점이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공존하는 생활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하며 젊은 인재들이 로봇과 AI 분야로 몰리는 효과도 기대된다. 대회를 통해 중국이 세계 로봇기술을 선도한다는 이미지도 굳힐 수 있다. 국제표준 선점에도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문 글로벌혁신센터(KIC중국) 센터장은 중국의 로봇산업 발전이 빠른 이유에 대해 “중국은 국토가 넓고 인구가 많아 로봇 수요처가 많은 데다 공급망을 갖춰 로봇 생산비를 대폭 낮췄다”며 “당국은 중국 기업끼리 서로 견제하게 하지 않고 AI 학습 데이터를 공유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 로봇시장 규모가 2024년 470억달러(약 65조원)에서 2028년 1080억달러(약 150조원)로 연평균 2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의 산업용 로봇 생산량은 6만9056대로 전년 동월 대비 35.5% 급증했으며 서비스 로봇 생산량은 120만대로 전년 동월 대비 13.8%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