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금융위원장·금감원장 내정…국정기획위에서도 ‘당혹’
금융위 조직 ‘존속’ 가능성…일각선 시기 미뤄 개편 추진 관측도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3일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을 전격 내정하면서 금융당국 개편의 방향이 불투명해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직개편안을 짠 국정기획위원회 내부에서도 인사가 실제 단행될지 몰랐다며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국정기획위 한 관계자는 14일 “떠도는 이야기들은 들어봤으나 실제 인사가 단행될지는 몰랐다”며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정기획위 인사들 사이에선 조직개편 결론이 공유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사가 단행된 점을 두고 당혹스럽다는 반응도 나왔다.
국정기획위의 조직개편 태스크포스(TF)는 앞서 금융위 해체와 ‘금융감독위원회’ 신설, 금감원 내 금융소비자보호처의 분리 등을 담은 최종안을 보고했으나, 활동 종료 시점까지 대통령의 최종 결정을 듣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 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현 금융체계의 수장이 각각 임명되자 일단 ‘금융위’ 조직이 해체되지 않고 살아남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해체를 앞둔 조직에 장관급인 위원장을 임명하겠는가”라며 “조직개편에 논란도 있고 현 체제가 업무에 효율적인 만큼 (대통령실의) 방침이 바뀌었을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통령실이 조직개편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밝혔기 때문에 시기만 미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여권 한 관계자는 “당초 예상했던 그림은 9월쯤 (조직개편 관련) 정부조직법을 처리하고 그 뒤에 인사를 내는 방향이었다”며 “금융위 개편은 정부조직법이 아닌 금융위 설치법을 고쳐야 하니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어서 인사를 진행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 설치법은 야당이 위원장인 정무위원회 소관 법령이다.
이에 관가 안팎에선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온다. 국정기획위의 구상대로라면 금융위 조직이 완전히 사라지는 게 아니라 금감위로 일부 존속하는 만큼, 신임 금융위원장이 ‘금감위원장’으로 전환될 수 있지 않으냐는 예상이 나온다.
이 경우 국정기획위 일각에서 거론하던 금감위와 금감원장의 ‘겸직’ 방안은 없던 일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기획재정부 개편과 맞물려 예산과 경제정책을 합친 경제기획원 모델과 재무부, 금감원 각각 3개의 구조가 나올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이처럼 금융당국의 조직개편이 말만 무성하고 장기화하는 조짐을 보이자 금융권 안팎에선 볼멘소리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 조직이나 새로 온 수장들이 향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니 혼란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신임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는지 살펴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