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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규의 외교만사 外交萬思 ]트럼프가 바꾼 세계

입력 2025.08.14 21:24

수정 2025.08.14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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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규의 외교만사 外交萬思 ]트럼프가 바꾼 세계

트럼프의 미국은 다시 세계의 중심이 됐다. 2008~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중국은 세계 어디를 가나 화제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트럼프가 촉발한 관세전쟁은 구질서 파괴와 새 질서의 문법을 쓰고 있다. 트럼프는 기존 국력의 3대 요소인 군사력, 경제력, 소프트파워에 시장 규모라는 새로운 국력의 요소를 제시했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에 접근하고자 하는 모든 국가들에 관세라는 수단을 통해 미국의 이익에 봉사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대부분 주요 국가들은 미국의 전례 없는 요구에 반발하면서도 일견 순응하는 듯하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강이라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 미국 자유주의 패권 질서 속에서 최고의 우등생이었다. 그러나 트럼프발 새로운 변화는 과거의 한·미 동맹 의존 전략과 프레임으로 대처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윤석열 사태는 다행히 수습해, 대한민국이 국력을 더 이상 허비하지 않고 새로운 전략을 모색할 공간이 열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실용주의라는 제3의 담론을 들고나왔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내 담론의 주류였던 한·미 동맹 만능론이 순식간에 그 목소리를 잃었다. ‘자강론’에 기초한 ‘한·미 동맹 현대화’론이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명표 실용주의 외교는 ‘자주론’과 ‘동맹론’의 혼종이다. 그 성공적 적용을 위해서는 정확한 정세 판단, 유연한 사고, 인재의 적재적소 등용이 필요하다.

제조업 강화·관세전쟁 들고나와

1·2차 세계대전을 거친 인류는 비극의 재발 방지를 위해 미국에 거의 신과 같은 권능을 부여했다. 미국 화폐는 세계 기축통화가 됐고, 미국은 자유자재로 화폐를 찍어 낼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 유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 주요 국제기구에서 미국은 비토권을 행사하는 등 특별한 지위를 인정받았다. 석유수출국기구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페트로 달러 체제를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세계의 인재들을 불러모았고,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구축할 수 있었다. 구소련을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들이 패망했을 때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 즉 팍스아메리카나는 그 절정에 달했다. 미국은 국제 안보와 경제질서의 수호자 역할을 자임했다.

안타깝게도 이 질서는 오래가지 못했다. 미국은 성공 신화에 취했고, 중국의 부상을 과소평가했다. 시진핑 체제가 들어서면서 중국은 미국 중심적 질서에 반기를 들었다. 중국 중심의 비전을 제안하고, 미국의 재정적자를 지탱해주던 미국 국채를 매각하기 시작했다. 화려한 미·일 동맹의 외양과는 달리 일본도 조용히 미 국채를 매각했다. 일본은 결코 실용을 포기하지 않는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페트로 달러 체제를 허물었다. 세계화와 더불어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한 미국은 전례 없는 도전의 시기를 맞이했다. 미국의 패권을 지탱하던 제조업 기반이 거의 무너진 상황에서, 본래 구상했던 미국 중심의 세계적인 분업체계가 와해됐던 것이다.

트럼프는 이러한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새로운 해법을 들고나왔다. 첫째는 국내적 역량의 강화다. 제조업 부흥을 기치로 내걸고, 비효율성 제거를 위한 행정부 개혁을 제시했다. 두 번째는 관세를 통해 미국의 손실을 메우고, 국내적 역량 강화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전 세계적 범위에서 관세전쟁을 시작했다. 한국·일본·유럽연합과 같은 전통적인 동맹국에도 예외를 두지 않았다. 미국의 국익과 수요라는 기준에 따라 기존 합의나 규범들은 다 내팽개쳤다. 그 결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무관세 대우를 받고, 안보를 미국에 일임하면서 기회 창출과 비용 절감을 동시에 달성했던 한국의 성공 해법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됐다. 트럼프는 이를 무임승차로 보았다.

트럼프는 미국의 이익에 봉사하는 것만큼 그 존재를 인정해준다. 국제정치의 핵심 본질은 사악함이다. 국가는 사악함에는 사악함으로 맞서 생존과 이익을 도모한다. 이를 규범, 이성, 합의로 대체하려 했던 자유주의의 대실험이 일순간에 무너졌다. 각국은 각자 비용과 편익을 고려한 헤징(위험 분산) 정책으로 트럼프발 도전에 대응하고 있다. 순응, 시간 끌기와 타협, 도전, 대안 모색 등 노력이 존재한다.

한국, 상상력과 돌파 필요한 시기

한국과 미국은 8월25일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의 요구와 변덕의 수준을 고려할 때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재명표 실용주의에서 여전히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이익을 안겨주는 미국과의 동맹 유지는 불가피하다. 이재명표 실용주의는 한국이 일방적인 희생이나 위험을 안는 대신, 상호이익을 적극 배려하는 타협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이를 동맹의 현대화라 부른다. 동시에 중국과는 불필요한 대립과 갈등은 관리하고, 관계를 개선해 중국발 비용을 감소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우리가 간과하는 것은 중국이 한국에 주는 이익 못지않게 감내할 수 없는 수준으로 비용을 올릴 수 있는 국가라는 점이다. 예전의 중국이 아니다. 중국은 주변국 외교를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 한국을 포용할 만한 전략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대신 위협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주요 7개국(G7)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대응, 한·일 및 한·미 정상회담 성사는 적절한 조치였다. 9월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될 세계대전 전승절 기념식에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하고, 10월 한국에서 개최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으로 이어진다면 한국 외교로서는 최상이다.

이미 쉽지 않은 행로다. 한국의 이익은 미국의 역외 균형자 역할 유지와 상응한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미국은 세계적인 신뢰를 잃고 있다. 중국이 경제력과 과학기술, 서태평양에서의 군사력 우위를 확보할 개연성이 커지고 있다. 정치 현실주의에서 가장 우려하는 중국-러시아-인도-글로벌 사우스(브라질과 남아공) 연대도 급속도로 강화되고 있다. 한국-미국-일본 연대는 모래성이자 고립의 섬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유연한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지금은 관리의 시대가 아니라 상상력과 돌파가 필요한 시기다. 이재명 정부가 내디뎌야 할 한 걸음 한 걸음이 지뢰밭 같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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