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광복절 80주년인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북한에 대화를 요청하고 일본에 미래지향적 협력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12·3 불법계엄 사태를 극복한 ‘빛의 혁명’을 3·1혁명부터 이어진 시민 저항 역사의 연장선상으로 호명하며 이에 기초한 새로운 질서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에서 “현재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그리고 단계적으로 복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북한과 대화를 재개해 긴장을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먼 미래를 말하기에 앞서 지금 당장 신뢰 회복과 대화 복원부터 시작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라며 “신뢰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만들어진다. 일체의 적대행위를 할 뜻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남과 북은 원수가 아니다. 남과 북은 서로의 체제를 존중하고 인정하되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는 그 과정의 특수관계라고 우리는 정의했다”며 “우리 정부는 기존 합의를 존중하고, 가능한 사안은 곧바로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한편으로 평화로운 한반도는 ‘핵 없는 한반도’이며 주변국과 우호적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한반도”라며 비핵화 노력도 약속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을 일주일 남짓 앞두고 열린 이날 광복절 경축식에서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조하고, 과거사 문제는 짧게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곁에는 여전히 과거사 문제로 고통받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며 “동시에 우리는 독립지사들의 꿈을 기억한다. 가혹한 일제 식민 지배에 맞서면서도 언젠가는 한·일 양국이 진정한 이웃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았던 그 선열들의 간절한 염원을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일본은 마당을 같이 쓰는 우리의 이웃이자 경제 발전에 있어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중요한 동반자”라며 “국익중심 실용외교의 원칙으로 셔틀외교를 통해 자주 만나고 솔직히 대화하면서 일본과 미래지향적인 상생협력의 길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광복 80년을 맞은 한국을 앞으로 이끌 변화의 방향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3·1 혁명,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 등 면면히 이어진 시민혁명의 역사를 언급하며 “우리의 굴곡진 역사는 ‘빛의 혁명’에 이르는 지난한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빛의 혁명은 일찍이 타고르가 노래한 ‘동방의 등불’이 오색찬란한 응원봉 불빛으로 빛나는 감격의 순간이었다”며 “광복으로 찾은 빛을 다시는 빼앗기지 않도록, 독재와 내란으로부터 지켜낸 빛이 다시는 꺼지지 않도록 모두 함께 지켜내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권에는 협조를 당부하면서도 이른바 ‘내란 세력’을 겨냥해 “그동안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세력은 분단을 빌미 삼아 끝없이 국민을 편 가르며 국론을 분열시켰다”며 “이제 우리 안의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 그래야 선조들이 바라던 나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비정상적 상황을 끝낼 때 우리 안에 자리 잡은 갈등과 혐오의 장벽도 비로소 사라질 것”이라며 “낡은 이념과 진영에 기초한 분열의 정치에서 탈피해 대화와 양보에 기초한 상생의 정치를 함께 만들어갈 것을 이 자리를 빌려 거듭 제안하고 촉구하는 바”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이날 푸른색과 붉은색, 흰색이 교차하는 넥타이를 맸다. ‘통합’을 상징하는 의미로 지난 6월4일 취임일에도 착용한 넥타이다. 이날 경축사에는 ‘독립’이라는 단어가 14회, ‘평화’가 12회, ‘민주’와 ‘미래’가 각각 11회 등장했다.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국민’ 제외)는 ‘빛’으로 19번 썼다. 올해 경축식의 주제도 ‘함께 찾은 빛, 대한민국을 비추다’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