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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란 잊혀진 손으로 녹색산업 일구자

입력 2025.08.19 20:00

수정 2025.08.1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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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정책’이 되돌아왔다.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산업정책을 말하고 있다. 가격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장에서 최적의 해법을 찾아줄 거라는 자유시장 이데올로기가 시들해진 결과다. 심지어 일부 국가들은 전통적인 재정정책을 넘어 산업의 틀을 짜고 무역질서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데까지 나아가고 있다. 산업정책을 주요 정책 수단으로 삼아온 중국은 물론 자국 제조업 부활을 명목으로 강압적 관세 조정에 나선 트럼프 정부에 이르기까지 양상은 다양하다.

새 정부도 123개 국정과제를 제시하면서 글로벌 추세를 수용한 듯하다. 첫 번째 경제전략으로 6개의 ‘AI 3대 강국 도약’을 강조하는 한편, 세 번째 전략에서 무려 9가지의 ‘혁신으로 도약하는 산업 르네상스’를 제시하는 등 산업 관련 국정과제를 압도적으로 전면에 배치했다. 마치 발전국가 시대로 귀환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얼마 전까지라면 정부 간섭 배제와 사기업의 자율성을 강조해왔던 디지털 산업계가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개적으로 정부에 손을 벌리는 행위가 매우 모순적으로 보였겠지만, 지금은 아무도 문제 삼지 않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제시한 AI 강국과 산업 르네상스 정책을 뜯어보면, 다양한 분야에 걸쳐 상당히 낙관적인 전망을 나열한 이면에 몇가지 치명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석유화학 구조 개편’을 포함해 경쟁력을 잃어가는 철강, 기계, 섬유, 자동차 부품 등 전통산업의 구조조정과 AI나 바이오 같은 신산업 창출이 서로 동떨어져 별개로 진행되는 상황이다. 특히 쪼개지는 세계 시장과 중국 제조업의 부상 속에서 위기에 빠진 한국 주력산업의 전환에 대한 전략이 잘 보이지 않는다.

또 다른 문제는 현재 산업정책에서 AI와 함께 가장 중요한 녹색산업에 대한 전망과 전략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에너지 전환이 별도로 명시되어 있지만 이는 녹색산업의 한 축일 뿐이다. 사실 위기에 직면한 철강과 시멘트, 석유화학 등 한국의 탄소 집약적 주력산업의 저탄소화는, 기후 대응 정책이면서 동시에 산업경쟁력 강화 전략이다. 아울러 전기차, 배터리, 태양전지, 풍력터빈 제조 역시 기존 제조업을 토대로 기후 대응과 산업경쟁력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전략이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 산업정책의 핵심은 AI가 선도하는 디지털화와 함께 에너지와 산업 전반의 심층적 녹색 전환을 실현하는 것이다. 쇠퇴하는 전통산업을 녹색화하고 새로운 녹색산업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기후 대응에 나서야 한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 국가는 단순히 시장의 교정자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심층적 산업 전환을 위한 전략적 산업정책에 나서야 한다. 즉 정부는 기존 산업을 재편하고 제도와 조직에 맞춰 유인책을 조정하며, 공통의 이해관계를 가진 연합을 구축하고 녹색 방향성이 뚜렷한 기술 및 조직 혁신에 나서야 한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기존의 탄소 집약적 전통산업과 신산업 모두에서 강력한 녹색투자를 주도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분야와 달리 산업적으로 미성숙한 녹색 분야를 민간투자에만 의존하면 수익이 창출되는 쪽으로만 제한되게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 민간 투자자들에게는 수익을 거의 제공하지 않지만, 사회와 생태적 이익이 확실한 영역에 대해서 정부는 과감한 녹색투자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로마클럽은 기후 대응을 위한 녹색투자가 국내총생산(GDP)의 2~4%는 되어야 한다고 추정했다. 이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연간 50조~100조원이 기후 대응과 녹색산업에 투입되어야 한다.

한발 더 나아가 확장적 거시경제 조치만으로는 속도감 있는 ‘심층적 산업 전환’이 일어나기 쉽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녹색 전환 과정은 기존 회색산업 퇴출과 녹색산업 신규 진입을 동반하는데, 이 과정에서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정책, 기술, 구상, 가치를 놓고 대립·갈등하는 탓에 전환이 한없이 지연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미래지향적이면서도 폭넓은 거버넌스를 적극 구축하고 정의로운 전환을 뒷받침하는 것도 정부의 중요 과제다.

이와 같은 정책 달성을 위해 새 정부가 선결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는 세 가지다. 첫째는 전환을 책임질 행정 주체로서 ‘기후에너지부’를 신속하게 신설하는 것이고, 둘째로 전환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할 핵심 수단의 하나로 ‘기후투자공사’를 설립하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녹색 전환의 안정적인 장기 지속을 위해 ‘탄소 중립 산업법’을 입법하는 것이다. 이들 대부분 선거공약에 이미 포함된 것이고 유럽 등 많은 선진국이 이미 시행하는 것들이다. 우리 정부도 이제 약속을 실행할 차례다.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 소장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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