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 포워드, 신한은행 품으로
역대 최다 40명 참가…14명 선발
행복한 출발 수피아여고 이가현(오른쪽)이 20일 경기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W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인천 신한은행에 지명된 뒤 최윤아 신한은행 감독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천 | 연합뉴스
19세 이하(U-19) 월드컵 9위 주역 이가현(18·수피아여고)이 2025~2026시즌 한국여자프로농구(W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의 영광을 차지했다.
이가현은 20일 경기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드래프트에서 인천 신한은행의 1라운드 1순위 지명을 받았다. 신한은행은 지난 시즌 홍유순을 전체 1순위로 뽑은 데 이어 2년 연속 최고 순번 지명권을 확보해 또 다른 유망주를 영입했다.
180㎝의 장신 포워드 이가현은 “홍유순 언니가 팀에서 궂은 일부터 하는 모습이 가장 감명 깊었다”며 “저도 궂은 일과 수비부터 하면서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원하시는 역할을 하는 게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데뷔 시즌부터 4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수상한 홍유순의 발자취를 따라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윤아 신한은행 감독은 “큰 키에도 안정적인 플레이를 하는 모습이 좋았다”며 “큰 키와 좋은 시야, 넓은 어깨가 마음에 들었다”고 평가했다. 이가현을 3·4번 포지션에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감독은 또 “큰 키에도 유연하면서 노련하게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최근까지 없었다”며 이가현만의 독특함에 만족했다.
이가현은 지난 7월 체코에서 열린 2025 국제농구연맹(FIBA) U-19 여자농구 월드컵에서 브라질전 13점 6어시스트, 나이지리아전 16점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한국의 세계 9위 달성에 힘을 보탰다. 내외곽을 모두 소화하는 만능형 플레이어로 평가받는다.
이번 드래프트에는 역대 최다인 40명이 참가했다. 지난해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에 데뷔한 홍유순, 이민지(아산 우리은행), 송윤하(청주 KB) 등이 첫 시즌부터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후배들에게 자극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홍유순의 영향을 받은 선수는 또 있다. KB에 1라운드 3순위로 지명된 사천시청 소속 고리미(24)는 재일교포 4세다. 같은 재일교포 출신이자 중학교 후배인 홍유순의 활약에 자극받아 WKBL 진출을 꿈꿔왔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 농구를 하는 꿈을 잊지 않고 목표로 삼는 분들에 대한 감사함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총 3라운드에 걸쳐 14명이 선발됐으며, 4라운드에서는 모든 구단이 지명권을 포기했다. 신한은행은 이가현을 포함해 황현정, 정채련 등 3명을 지명해 가장 많은 신인을 영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