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출소 직후 광폭 행보를 보이자 20일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불편해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조 전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 하락에 자신의 특별사면이 미친 영향은 “n분의 1”이라고 발언하고, 혁신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권 경쟁을 예고하는 모습에 불만이 나오고 있다.
혁신당은 이날 조 전 대표 ‘n분의 1’ 발언 논란에 대한 진화에 나섰다. 윤재관 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 전 대표 발언의 진위는 과거의 일보다 중요한 것은 미래라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 등 유죄에 대한 사면으로 지난 15일 출소한 직후 유튜브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하고 언론들과 인터뷰했다. 지난 18일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를 맞아 공개 참배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조 전 대표가 출소하자마자 대대적으로 활동하는 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조 전 대표를 겨냥해 “대법원판결까지 났는데 사면을 받았다고 개선장군인 것처럼 처신할 위치는 아닌 것 같다”며 “사면권자(이 대통령)가 곤혹스럽지 않게 예의를 갖춰야 하는데 적절치 않은 행보”라고 말했다.
다른 민주당 초선 의원은 “조 전 대표는 재심에서 무죄를 받은 게 아니라 죄가 있는데도 특별한 용서를 받은 것”이라며 “용서받은 자가 승리자처럼 행동하기보다 국민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겸손한 태도가 맞지 않느냐”고 말했다.
박용진 전 민주당 의원도 전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조 전 대표 사면이) 국정 운영에 있어 상당히 짐이 된 건 사실”이라며 “이재명 정부나 민주당에 대해 배려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혁신당은 지난해 4월 총선에서는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았고, 지난 6월 대선에도 후보를 내지 않았다. 민주당과 큰 긴장 관계를 형성하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본격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선 ‘조국 동정론’은 끝났고 선거 승리를 위해선 합당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혁신당은 호남권을 중심으로 ‘조국 돌풍’이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하며 고무된 분위기다.
민주당 다른 재선 의원은 “호남권이 그간 조국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이번 사면으로 마음의 빚은 끝났다”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혁신당이 민주당과 합당하지 않고 주도권 싸움을 하면 정치적 명분을 상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운하 혁신당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조국 전 대표가 대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기보다는 국민들께서 대선 주자로 평가하시는 것 같다”며 “(민주당과) 호남은 경쟁, 기타 지역은 선거연합으로 지방선거에 임하는 것이 혁신당의 기본자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