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나가지 않는 돌멩이
우지현 글·그림
초록귤 | 44쪽 | 1만6800원
‘외롭지 않다’는 ‘외롭다’의 다른 말이다. ‘혼자 있고 싶다’는 ‘함께이고 싶다’의 반어적 표현이다. 이 모든 말의 속뜻은 ‘상처받을까봐 두렵다’이다.
이 돌멩이가 딱 그렇다. ‘나는 집에서 나가지 않아요. 겁이 많거든요.’ 큰 눈망울엔 눈물이 그렁하다. ‘나는 걱정도 많아요. 걱정을 하다 보면 눈물이 나요.’ 또르르…똑똑…똑·똑·똑…
이상하다. 이 소리는 눈물 떨어지는 소리가 아니다. 누군가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다. “누, 누구세요?” “나는 작은 돌멩이예요. 길을 잃었어요!” 돌멩이는 갑자기 겁이 났다. “거짓말! 날 잡아먹으러 온 괴물이지!” “아니에요! 난 그냥 겁 많은 돌멩이예요.”
돌멩이는 겁이 많다는 말에 ‘나 같은?’이라고 생각한다. 조심스럽게 문을 여니 작은 돌멩이가 눈물범벅으로 서 있다. “드, 들어와.” 돌멩이는 작은 녀석을 위해 모래알 차를 끓이고 조약돌 과자를 꺼냈다. “넌 어쩌다 길을 잃었어?”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이 녀석 역시 집돌이였는데 용기를 내서 친구를 만나러 나왔다가 결국 친구는 못 만나고 고생만 했다고.
돌멩이가 물었다. “역시 집 밖으로 나가는 건 별로지?” 녀석은 뜻밖의 대답을 한다. “아니야! 그렇지 않아! 네가 문을 열어 줬잖아!”
다음날, 둘은 ‘같이’의 힘을 빌려 소풍길에 올랐다. ‘햇빛은 반짝이고 풀밭은 보드랍고 냇물은 시원했어요.’ 혼자일 땐 뜨겁고, 따갑고, 차갑다고 여겼던 것들인데 말이다. 실컷 놀다 보니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이제 집에 갈까?” 데굴데굴 데구르르르.
진흙 수프가 보글보글 끓는다. 국자에서 수프가 ‘또옥’ 하고 떨어진다. 똑…똑…똑.
“어?” 둘은 동시에 서로를 쳐다본다. 이젠 두려움이 아닌 기대의 눈빛이다. “누, 누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