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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평 독방이 생지옥이면 혼거실은?

입력 2025.08.21 21:20

수정 2025.08.21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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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구치소에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은 여러 명이 함께 쓰는 혼거실에 가둔다. 독방 수용이 원칙이지만, 공간이 태부족해 단칸방에서 부대끼며 뜨거운 여름을 나는 곳도 있다. 서울구치소가 그렇다. 수용률이 무려 150%가 넘는다. 6명 1개 거실 원칙도 못 지켜 9명이 열대야에 칼잠을 자며 버틴다는 얘기다. 재벌총수나 정치인, 전직 대통령처럼 잘나가는 사람, 소위 ‘범털’만 독방의 특혜를 누린다. 윤석열과 김건희가 그렇다. 이것만 봐도 아무것도 아닌 사람은 아니다. 찜통 같은 혼거실에서 벗어나 천국 같은 독방으로 가려고 뒷돈을 주는 독방 거래의 비리까지 생겼다.

독방 특혜를 제공한 이유는 언뜻 수긍할 만하다. 신변 안전과 시설 내 질서 유지를 위한 조치다. 나라를 말아먹은 대역죄인에 대한 분노 수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용자들의 공격 대상이 될 우려가 있어서다.

구치소에 수용된 윤석열을 접견한 어느 변호사는 그의 독방을 “생지옥”이라고 표현했다. 쭈그리고 앉아 간신히 식사하고, 누우면 꼼짝달싹할 수 없는 협소한 공간이어서 처참하단다. 5~6명이 기거하는 방을 개조한 독방이라는데, 그야말로 배부른 소리다. 2평 독방이 생지옥이면 혼거실은 뭐라 불러야 할까.

그동안 교정시설이 개선되고 교정 처우도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과밀화는 해소되지 않았다. 정원대로 수용해도 심각한 인권침해인데 2~3명을 초과한 혼거실이야말로 사람 살 곳이라고 보기 어렵다. 시설 노후화와 과밀화라는 점에서 생지옥이라고 했다면 맞는 말이었을 게다. 윤석열의 독방은 과밀화 때문에 역대 전직 대통령이 갇힌 방에 비해 좁다고 하는데, 본인 탓이기도 하다.

그의 재임 시기에 교정시설은 폭발적으로 과밀화됐다. 하루 평균 교정시설 수용 현황을 보면, 2023년에 5만6577명이었고 2024년 8월에는 6만2366명으로 폭증했다. 올해 7월은 6만4157명이다. 과밀도는 2024년 124.3%로 증가했고 지금은 더 악화했다. 교정 예산도 거의 동결 상태니까 에어컨은커녕 선풍기조차 맘대로 켜지 못하고, 샤워도 자주 못하는 상황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독방 논란으로 구치소 수용 환경이 관심을 끌었으니 이참에 과밀화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국회의원 시절에 교정청 독립과 수형자 인권 등 교정 정책에 관심이 많았다. 교정시설 노후화와 과밀화를 해결하고, 수용자 인권 수준을 높일 좋은 기회다.

헌법에 보장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하는 열악한 수용 환경은 죄지은 자라고 응당 감내해야 할 것은 아니다. 자유형은 수형자의 자유 박탈로 고통을 주는 형벌이다. 구치소에 갇힌 자도 마찬가지다. 국가가 먹고 자고 치료받는 것에서 “인간으로서 기본 욕구에 따른 생활조차 어렵게” 할 권한은 없다. 대법원이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한 이유다.

내가 낸 세금으로 먹이고 재워주고 치료도 해주냐는 비난이 거세지만, 세금은 그래서 내는 것이다. 범죄자를 가두어 안전을 보장하고, 교화시켜 내보내 재범을 막으면 그만큼 교도소 밖의 시민은 안전하게 살 수 있으므로 그 비용을 내는 것이다.

국가 재정을 쓸 데도 많은데 교도소 신축이냐는 비난도 있고 교도소가 혐오시설이 된 상황이니 당장 수용자의 인원을 줄이는 방안밖에 없다. 서민 범법자가 늘었고, 벌금 미납으로 인한 노역장 유치 건수는 폭증했다. 가난한 자만 감옥에 가는 현실이다. 벌금 미납자의 노역장 유치를 줄이고, 불구속 수사와 재판의 원칙을 지키고, 생계형 범죄자와 고령 수형자 등 가석방을 넓히면 숨통이 조금 트인다. 시민이 불안해하면 이동·주거를 제한하거나 전자발찌를 채워서 내보내면 된다. 2평 독방은 못 주더라도 최소한 법무부 기준인 1인당 2.58㎡라도 맞춰줘야 국가는 배상 책임을 면할 수 있고, 인권국으로서 체면치레는 할 수 있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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