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빛이 없던 내 삶에 나타나준 그대를 향한 노래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아서에게도 메리언은 어둡던 세상을 환하게 밝히는 빛이었을 겁니다.

그 빛이 꺼진 뒤 깜깜한 날들을 지나, 노래를 등불 삼아 다시 밝은 곳으로 나아가는 아서의 고군분투에 마음이 찡해집니다.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빛이 없던 내 삶에 나타나준 그대를 향한 노래

입력 2025.08.23 08:00

  • 신주영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왓챠 <송 포 유>

영화 <송 포 유> 스틸컷. NEW 제공

영화 <송 포 유> 스틸컷. NEW 제공

[오마주] 빛이 없던 내 삶에 나타나준 그대를 향한 노래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슬픈 눈의 그대 움츠리지 말아요 / 용기를 낸다는 거 어렵단 거 알지만 / 때론 이 넓은 세상이 당신을 뒤흔들고 / 어둠 속의 당신은 보잘 것 없어 보여도 / 그냥 웃어 봐요.”

‘트루 컬러스’(True Colors)라는 노래를 아시나요. 미국 가수 신디 로퍼가 1986년 발매해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1위를 차지하는 등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드라마 <글리> 버전 등 다양한 커버곡으로도 사랑받아, 많은 분들에게 익숙할 것 같습니다. 영화 <송 포 유>(A Song for You)를 보고 나면 이 곡이 좀 더 애틋하게 다가올 수도 있겠습니다.

여기 서로를 끔찍이 사랑하는 한 노부부가 있습니다. 남편 아서(故 테런스 스탬프)는 암 투병 중인 아내 메리언(바네사 레드그레이브)을 세심히 보살핍니다. 그러던 어느 날, 메리언은 더는 가망이 없다는 선고를 받습니다.

메리언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평소 좋아하던 합창단 활동에 매진합니다. 아서는 그 모습이 못마땅합니다. 몸도 제대로 못 가누면서 노래 교실에 가는 게 이해도 안 되고 걱정도 되죠.

메리언의 합창단이 대회에 나가기로 하면서 아서의 볼멘소리는 더욱 거칠어집니다. 아서는 “당신 쉬어야 돼. 당신 아프면 그 수발은 누가 드는데!”라며 투덜댑니다. 그는 메리언이 대회에 나가봤자 망신만 당할 거라 생각하죠.

실제로 메리언의 합창단은 전문 합창단이 아닙니다. 이름은 ‘연금술사 합창단’으로, ‘연금으로 술술 사는 사람들’이라는 언어유희를 담고 있죠.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합창단은 어르신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노래하고, 몸 곳곳이 고장 나 삐걱대면서도 최선을 다해 춤을 춥니다. 무엇보다 이들은 메리언을 진심으로 아끼고 좋아합니다.

영화 <송 포 유> 스틸컷. NEW 제공

영화 <송 포 유> 스틸컷. NEW 제공

메리언은 합창대회 오디션에서 단체곡 외에 솔로 무대도 선보이기로 합니다. 이해가 안 된다는 아서의 말에 메리언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내겐 마지막일 수도 있잖아. 본선에 나간다 해도 내가 떠난 후일 수도 있고.”

그 솔로곡이 바로 ‘트루 컬러스’입니다. 수많은 사람 앞에서 메리언은 진심을 다해 노래합니다. 마이크를 잡은 두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걱정과 사랑이 담긴 두 눈동자는 남편 아서를 향합니다. 아서는 이 순간 이별이 가까워왔음을 직감한 것일까요. 그의 표정엔 수많은 감정이 스쳐지나갑니다.

저는 이 솔로 공연 장면을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고 싶어요. 아서 외에도 메리언의 무대를 지켜보는 이들의 표정 연기가 압권이거든요. 어머니의 공연을 보러온 아들 제임스의 찡그린 미간에는 곧 다가올 헤어짐의 고통과, 그럼에도 애써 웃어보이려는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아빠 제임스의 손을 잡고 할머니의 공연을 보러온 손녀 제니퍼의 맑은 미소는 슬픔을 배가시킵니다.

각각의 표정에서 너무 많은 감정이 읽혀서일까요. 이 장면엔 오직 노래만 흐를 뿐 대사가 없는데, 가장 많은 말을 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아무리 큰 파도가 당신을 힘들게 해도 / 당신이 부른다면 언제든 달려갈게요.” 이제 달려올 수 없는 곳으로 향하는 메리언은 어떤 마음으로 이 노랠 불렀을까요. “아름다운 당신 참모습 / 난 가슴으로 느꼈네 / 꽁꽁 감춰진 진실함 / 그래서 당신을 사랑해.”

메리언은 떠납니다. 영원히 닿을 수 없는 곳으로요. 아서는 아내와 사별한 뒤 하루하루를 무기력하게 보냅니다. 평소 냉랭하게 지내던 아들에게 화풀이를 하고, “이제 서로 안 보는 게 좋겠다”는 말까지 해요. 그런 그 앞에 나타난 건 합창단 선생님인 엘리자베스입니다. 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엘리자베스(젬마 아터튼)는 합창단에서는 무급으로 수업을 합니다. 모두 행복하게 노래하는 걸 보면 자신도 행복해지기 때문이라는 단순한 이유로요.

엘리자베스의 권유로 합창을 시작한 아서는 연습에 돌입합니다. 무뚝뚝한 아버지로서의 모습을 버리고 아들과도 다시 잘 지내려 노력하는데요. 노래도 관계 회복도 무엇 하나 쉬운 게 없습니다. 아서는 과연 ‘당신을 위한 노래’를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을까요? 사랑하는 아들 앞에서, 아들의 박수를 받으며 노래할 수 있을까요?

영화 <송 포 유> 스틸컷. NEW 제공

영화 <송 포 유> 스틸컷. NEW 제공

메리언은 생의 마지막을 앞둔 어느 날, 아서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빛이 없던 내 삶에 당신이 나타난 순간, 난 새로운 세상에 태어난 기분이었어.” 아서에게도 메리언은 어둡던 세상을 환하게 밝히는 빛이었을 겁니다. 그 빛이 꺼진 뒤 깜깜한 날들을 지나, 노래를 등불 삼아 다시 밝은 곳으로 나아가는 아서의 고군분투에 마음이 찡해집니다.

아서 역을 연기한 배우 테런스 스탬프는 지난 17일 별세했습니다. 이토록 따뜻한 영화를 남기고 떠난 그의 명복을 빌며, 추모의 마음을 담은 노래를 실어보냅니다.

<송 포 유>는 왓챠에서 볼 수 있습니다. 러닝타임 93분.

영화 <송 포 유> 포스터. NEW 제공

영화 <송 포 유> 포스터. NEW 제공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