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에서 바라 본 서울 마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문재원 기자
6·27 대출 규제 이후 서울에서 갭투자(전세 낀 주택 매입)로 의심되는 주택 매수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갭투자가 급증했던 마포·성동구는 90% 넘게 급감했고, 강남구는 지난달 갭투자 의심 건수가 아예 없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24일 국토교통부에서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에서 갭투자로 의심되는 주택 매수 건수는 179건으로 6·27 대출 규제가 시행되기 전인 6월(1369건)보다 약 87%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매수를 위해 임대보증금을 승계하고 금융기관 대출을 받았으며, 입주계획을 ‘임대’라고 써낸 경우를 갭투자 의심 사례로 분류한 결과다.
지역별로 보면, 6·27 규제 직전 갭투자 수요가 쏠렸던 마포·성동구에서 거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마포구는 갭투자 의심 건수가 지난 6월 150건에서 지난달 12건으로 92%, 성동구는 지난 6월 196건에서 11건으로 94.4% 급감했다. 정부가 6·27 대출 규제를 통해 수도권 지역에서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제한하고, 주택담보대출 시 실입주 의무를 부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갭투자 차단 조치를 시행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확대 지정으로 갭투자가 이미 제한된 강남 3구와 용산구에서도 6·27 대출 규제 효과가 나타났다. 강남구의 갭투자 의심 건수는 지난 3월 13건에서 0건으로, 송파구와 서초구는 각각 18건에서 4건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산구 역시 51건에서 13건으로 급감했다. 이들 지역은 토허구역 확대 지정 직전에는 지난 3월 갭투자 의심 건수가 100~200건에 달했던 곳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갭투자 의심 건수가 증가한 곳은 강북구(4건→5건)뿐이었다.
차 의원은 “6·27 대출 규제 이후 갭투자가 대폭 감소하며 정부 정책의 효과가 입증됐다”며 “고강도 대출 규제로 급한 불을 껐지만, 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고 자본시장으로 자금이동을 본격화 시키기 위해서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과세 강화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