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가 24일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으로 향하는 공군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 합류하기 위해 24일 워싱턴으로 떠났다. 그동안 대통령의 해외 순방 기간 국내를 지켜온 비서실장을 포함해 국가안보실장·정책실장까지 ‘3실장’이 동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외교부·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통상교섭본부장 등은 이미 미국에 머물고 있다. 내각과 대통령실이 총출동한 것은 그만큼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엄중함과 중요성을 보여준다.
대통령실이 지난 22일 제시한 한·미 정상회담 목표는 ‘경제·통상의 안정화’ ‘한·미 동맹의 현대화’ ‘새 협력 분야 개척’ 등 세 가지다. 통상 분야에서 한국은 지난달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관세 15%’로 타결해 큰 고비는 넘겼고, 정상 간 논의에서 합의를 구체화할 예정이다. 그러나 대미 투자의 분야·시기·방법을 놓고 일부 입장이 다른 데다, 미국이 농축산물·디지털 분야의 비관세 장벽을 허물 것을 요구해 사전 협의가 순조롭지만은 않다고 한다.
‘동맹의 현대화’는 이번 회담에서 가장 주목받는 의제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22일 조현 외교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안보·번영을 위한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국방예산 증액과 주한미군 역할 재조정 등을 통해 대중국 견제 구상에 적극적 참여를 압박할 수 있다. 한반도 정책에서 양국 간 공조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일본 언론을 통해 제시한 ‘북핵 동결, 축소, 폐기’의 한반도 비핵화 3단계 로드맵에 미국이 공감하고 있다고 한다. ‘새 한·미 협력’의 대표적 분야는 원자력이다. 정부는 미국 원자력 기업과의 협력은 물론,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행 협정에선 미국의 동의를 얻어야 농축과 재처리를 할 수 있지만 미국은 핵확산 우려로 부정적이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의제들은 하나하나가 향후 한국의 안보·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들이다. 민감하고 복잡한 데다 서로 얽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즉흥적·돌발적 요구를 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회담이 끝날 때까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은 향후 한·미관계의 가늠자가 될 것이다. 또한 국제질서 재편, 미·중 전략 경쟁 국면에서 열리는 만큼 한국의 미래에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이번 회담은 양국 간 통상·외교·안보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한·미가 국익과 동맹 발전 두 측면에서 모두 ‘윈·윈’하고,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는 회담이 되기를 국민들이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