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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동결’ 아쉬운 한·일 정상회담, 일본 후속조치 나서야

입력 2025.08.24 18:42

수정 2025.08.2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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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17년 만에 공동발표문을 발표하며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구축하는 데 합의했다. 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계 안정화를 통한 일본의 협력을 끌어낸 것은 이 대통령의 ‘국익 중심 실용외교’가 거둔 성과로 볼 수 있다. 다만, 회담에서 과거사 문제가 공개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채 ‘동결’된 것은 유감스럽다.

두 정상은 정상 간 외교를 포함한 경제·사회·문화·환경 등 5대 분야에서 미래를 위한 협력 청사진과 실행 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새로운 경제·통상 질서 속에서 전략적 소통 필요성에 공감하고, 미래산업인 수소와 인공지능 분야 협력, 양국의 공통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체 출범을 약속한 것이 눈에 띈다. 이 대통령은 “한·일 양국은 서로에게 도움 되는 최적의 파트너”라고 했고, 이시바 총리도 “양국 관계 발전은 이 지역 전체에 이익이 된다”고 했다. 미국발 통상질서 개편과 미·중 전략경쟁, 북·러 밀착 등 국제정세의 격랑 속에 한·일 간 협력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 정상이 17년 만에 문서 형식으로 협력을 다짐한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그러나 미래 협력 못지않게 관심이 컸던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일본이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포함한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는 데 그친 것은 실망스럽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15일 “지난 전쟁에 대한 반성”을 언급했으나 이번 회담에선 “이웃 나라이기에 어려운 문제도 존재한다”고 했을 뿐이다. 이 대통령이 방일 전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마음으로부터 피해자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절차”를 기대했으나 화답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패배로 이시바 총리의 정국 주도력이 약화된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기대에 크게 못 미친 결과다. 이래서는 “실용외교라는 명분에 역사정의가 가려진 정상회담”(정의기억연대)이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다만, 과거사 문제에서 일본에는 여전히 기회가 있다.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앞바다에는 1942년 조세이 해저탄광 붕괴로 조선인 탄부 136명이 수몰돼 있다. 한·일은 2004년 정상회담에서 강제동원 조선인 유골 반환에 합의한 바 있다. 북한과 미국 같은 적성국 간에도 이뤄지는 인도적 조치인 유골 반환 협력에 일본 정부가 나선다면 한국민의 마음을 살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 나가타초 총리관저에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함께 한-일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 나가타초 총리관저에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함께 한-일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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