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 한·일 정상회담
“협력”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도쿄 | 김창길 기자
17년 만에 ‘공동발표문’ 발표
경제·안보 등 협력·교류 결실
대미 관세 관련 정보도 공유
과거사 문제는 현안서 빠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3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함께한 정상회담에서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하며 셔틀외교 재개 등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만들자는 데 합의했다. 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계 안정화를 통한 일본의 협력을 끌어내는 데 집중한 회담으로 평가된다. 과거사 문제에서는 유의미한 진전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의 정상회담은 1시간55분 동안 도쿄 총리관저에서 진행됐다.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한국 대통령이 첫 양자 방문 국가로 일본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 정상은 17년 만에 공동언론발표문을 내놓으며 미래지향적 협력·교류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는 민주 대한민국의 복귀 이후 한·일관계가 조속히 정상 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수시로 방문하고 대화하는 정상 간 셔틀외교가 한·일 외교의 새로운 모델로 정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동언론발표문에는 경제·사회·문화·환경 등 제반 분야의 협력 확대 방안이 담겼다. 수소·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에서 힘을 합치고, 저출산·고령화와 인구 감소, 지방 활성화, 수도권 인구 집중 등 공통 과제를 논의하는 당국 간 협의체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 의지를 재확인하며 대북정책 공조를 이어가자고 뜻을 모았다는 내용도 발표문에 포함됐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는 대화·외교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간다는 뜻도 확인했다. 이시바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힘 또는 위압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며 역내 중국 패권 확대를 경계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지만 이 대통령은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
소인수 회담에서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 등 대미 관계 관련 논의가 상당 시간 이뤄졌다. 이 대통령이 관세 협상 결과가 최종 확정되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을 방문한 데에는 일본의 협상 타결 경험을 공유받아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도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국제질서 재편 과정에서 한·일 양국이 공조하고 한·미·일 3국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에도 의견을 모았다.
과거사 문제는 진전된 해법이 도출되지 않았다. 이시바 총리가 “1998년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하여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고 언급한 정도다.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구축과 대미 관세 협상 대응 등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 실천”(이 대통령)에 중점을 두면서 과거사 현안이 주요 의제에서 밀린 것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이틀간의 방일 일정을 마치고 24일 미국으로 출발했다. 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