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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온병이 된 북극 땅, 1년 지난 폭염 품고 있었다

입력 2025.08.25 12:31

수정 2025.08.2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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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함부르크대·프랑스 LSCE 연구 발표

2020년 시베리아 폭염, 땅속 영향 규명

토양 온도 1.2도 상승…탄소 배출 증가

인공위성으로 파악한 2020년 3월19일~6월20일 시베리아 일대 기온. 붉은색이 진할수록 높은 기온이다. 베르호얀스크는 6월20일 최고 기온 38도를 기록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공

인공위성으로 파악한 2020년 3월19일~6월20일 시베리아 일대 기온. 붉은색이 진할수록 높은 기온이다. 베르호얀스크는 6월20일 최고 기온 38도를 기록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공

2020년 폭염이 강타한 북극권 토양 온도가 이듬해 극적으로 올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땅이 보온병 역할을 하며 폭염 열기를 1년 동안 품고 있었다는 뜻이다. 기후변화의 새로운 변수가 될 현상으로 보인다.

24일(현지시간) 유럽 과학계에 따르면 독일 함부르크대와 프랑스 기후환경과학연구소(LSCE)가 주축이 된 공동 연구진은 2020년 상반기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발생한 폭염이 이듬해 이 지역의 토양 온도를 크게 끌어올렸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내용을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글로벌 바이오지오케미컬 사이클스’에 실렸다.

2020년 상반기 시베리아 월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6도나 높았다. 같은 해 6월20일 시베리아 소재 도시 베르호얀스크 기온은 38도를 찍었다. 북위 67도에 자리잡은 베르호얀스크는 본래 날씨가 춥기로 유명한 곳이다.

당시 이상고온 현상으로 시베리아에서 산불 발생이 늘고 곤충이 창궐했다. 폭염은 계절이 가을로 접어들면서 진정됐다.

하지만 연구진이 유럽 중기기상예보센터의 과거 기후 데이터와 현장에서 확보한 땅속 온도를 종합해 조사한 결과, 2020년 시베리아 폭염으로 인한 문제는 사라지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땅속에 폭염 열기가 잠복해 있었던 것이다.

연구진은 깊이 1m 기준으로 2021년 시베리아 땅속 온도가 2020년보다 1.2도 올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평소 0도를 갓 넘는 이 지역 땅속 온도가 한 해 사이 2도에 육박할 정도로 폭등한 셈이다.

이 때문에 시베리아 땅이 머금은 물이 많아졌다. 얼음이 다량 녹았기 때문이다. 땅 1㎡당 물 함유량이 20㎏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늘어난 물은 미생물 번식을 촉진했고, 이로 인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늘었다. 하루 탄소 배출량이 1㎡당 0.04g 증가했다. 연구진은 2020년 폭염으로 인해 시베리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21년 1분기 30%, 2분기에는 10% 늘었다고 봤다.

흥미로운 점은 탄소 배출량이 숲에서는 줄어든 반면 초원에서는 늘었다는 점이다. 숲에는 나무가 많아 미생물이 뿜은 이산화탄소를 상쇄할 능력이 충분했지만, 키 작은 풀이 주로 자라는 초원에는 그런 능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한 계절의 극한 기후가 땅을 통해 다음 계절 또는 이듬해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규명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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