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 진단에도 네타냐후 “완전한 거짓”…미국은 ‘침묵’
이스라엘, 친팔레스타인 후티반군도 타격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예멘의 수도 사나에서 불기둥이 솟아오르고 있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 보건부 대변인은 공습으로 최소 6명이 숨지고 8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식량위기 분석체계인 통합식량안보단계분류(IPC)가 가자지구에 식량위기 최고 단계인 ‘기근’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이스라엘이 “완전한 거짓말”이라고 일축하고, 미국은 침묵하는 가운데 국제사회와 가자지구 의료현장은 가자지구 기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IPC는 지난 22일(현지시간) “기근은 현재 진행 중이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IPC는 가자지구 북부 행정구역인 가자주에서 기근이 발생했다고 판단했으며, 가자지구 주민 4분의 1 이상인 50만명이 굶주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오는 9월까지 기근이 칸유니스 등 가자지구 다른 지역으로 확산돼 전체 인구 3분의 1인 64만1000명이 기근을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간 IPC의 ‘기근’ 판정은 지나치게 신중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이번 판단은 가자지구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가디언은 IPC가 가자지구에 기근이 발생했다고 선포한 것은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가자 전쟁의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IPC 보고서가 “완전한 거짓”이라고 즉각 비난했고 이스라엘 외교부는 “IPC가 하마스의 허위 캠페인에 들어맞는 맞춤형 보고서를 발표했다”며 문제 삼았다.
캐서린 러셀 유니세프 사무총장은 24일 미국 CBS와 인터뷰하면서 가자지구 기아 실태를 두고 ‘방법론이 맞냐’는 논쟁을 벌이는 것 자체가 “추잡하다”며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러셀 사무총장은 “가자지구에서 현재까지 1만8000명의 어린이가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하루에 28명꼴로, 교실 하나만큼의 아이들이 매일 죽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가운데 미국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백악관과 국무부가 IPC가 가자지구 기근 원인을 이스라엘의 원조 제한 등으로 지목한 보고서 내용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허커비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는 엑스에 “엄청난 양의 식량이 가자지구로 들어갔지만,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그것을 훔쳐 먹고 살찌웠다”고 이스라엘을 두둔했다.
23일 가자지구 보건부는 IPC의 기근 발표 후 24시간 동안 가자지구에서 8명이 영양실조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전쟁 기간 영양실조로 사망한 사람은 281명으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