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주식시장 관련 정책이 지속적인 논란이 되고 있다.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주가순자산비율(PBR) 10’ 발언에 대한 비판이 여기저기서 일었다. 코스피를 기준으로 PBR은 1을 조금 넘는다. 주가가 기업들의 장부에 적힌 순자산 가격만큼만 반영한다. 미국의 대표 지수인 S&P500의 경우 PBR은 5배가 넘고, 중국과 일본 주요 지수의 PBR은 1.5배, 유럽 주요 증시는 2배 수준이다.
PBR 발언은 이미 자본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익숙한 1400만 주식 투자자 관점에서 정책당국과의 넘을 수 없는 강을 확인하는 시점이었으리라.
대통령 약속과 정책 불일치가 문제
사실 ‘개미투자자’들이 화가 난 것은 ‘코스피 5000 시대’를 약속하며 부동산에 몰려 있는 자금을 증시로 유도하고, 국민들이 배당을 통해서 생활자금을 마련하게 해주겠다는 대통령의 약속과 집권 후 정부와 여당이 보여주는 불일치 혹은 갈팡질팡 때문이다.
주식양도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기준인 50억원을 10억원으로 낮춘다고 정부가 발표하고 논란이 일자, 신임 정책위원장이 다시 50억원으로 하자고 정부에 의견을 전달했다.
연 3억원을 초과하는 배당소득에 대해 최대 35% 과세하고, 분리과세 기준을 배당 성향 40% 이상 기업으로 정했던 정부의 안에 주식 투자자들의 반발이 일자, 민주당 김현정 의원은 배당소득 최대 25% 과세, 분리과세 기준 배당 성향 35%로 낮춘 법안을 대표로 발의했다.
정부 부처의 보수적 관점과 대통령의 공약이 충돌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여기에 “국장 탈출은 지능 순”이라며 국내 증시 투자를 꺼리던 주식 투자자들의 불신도 역사가 있다. ‘알짜 기업’의 물적분할, 다수 주주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대기업 총수들의 인수·합병, 주가조작을 비롯한 다양한 금융 범죄를 경험해 온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국장’에 대한 불신은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기업들의 역량을 볼 때 국내 증시는 진작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해야 했지만, 상기한 문제들로 진입하지 못해 안정적인 해외 펀드의 국내 자산 편입을 막고 있다는 말도 일리는 있다.
그럼에도 주식 투자자들이 희망하는 수준으로 정책과 법안들을 조정한다고, 모든 질문이 해소되는 건 아니다.
선순환의 전제는 국민들이 단기 매매차익을 노리는 주식을 거래하는 대신 장기 투자해야 하며, 기업들이 높아진 가치를 활용해 담대한 투자 활동과 고용 창출을 하며 경쟁력을 높이는 데 있다.
장기투자 등 선순환도 병행돼야
부동산은 사용 가치가 있고 실거주 관점에서 장기 보유할 때 세제 혜택을 얻을 수 있지만, 주식은 현금 흐름을 발생시키는 배당을 제외하면 뚜렷한 사용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개인연금(연금저축, IRP)을 활용하면 장기보유 세제 혜택을 누리고 연금소득으로 전환할 수 있으나, 부동산으로 투입된 금액을 대체할 정도로 납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ISA와 개인연금 연간 투입 한도와 세액공제를 급격히 높이기도 어렵다. 변동성 높은 자산이라는 특성을 고려할 때 서민들이 당장 쓸 돈을 주식에 넣을 수는 없고, 노후자금을 추가로 만들어 주는 것 이상이 되긴 어렵다. 미국의 퇴직연금인 401K도 노후자금용인 것은 마찬가지다. 적극적인 단기 투자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권할 이유가 없고, 위험을 동반한 투자는 국민연금이 잘하고 있다. 배당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고려할 때 증시에 유입자금이 늘어난다고, 기업의 투자가 늘어나고 산업 정책과 호응하냐의 문제도 사실은 실증적 연구를 통해 충분히 검증되어야 할 상황이다.
복리효과를 생각건대 국민 모두가 소액이라도 주가지수에 장기 투자하는 것은 필요하고, 정부가 장기 투자를 위한 촉진책을 펴서 대한민국 기업들의 성장 몫을 다수 국민들도 일정 수준 누리게 할 수 있는 것이 정책 관점에서 최선이다. 현재는 중산층 부모가 자녀에게 주식을 증여하는 것처럼 정부가 모든 청소년들이나 군인들에게 소액이라도 주식배당 형태로 지급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정리하자면, 자산 형태에 따른 불균형 해소와 자본시장의 합리화는 필요하겠으나, 그게 주가 부양과 같은 과업은 아니다.
양승훈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