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개정 상법 ‘기업 옥죄기’ 아냐…대만의 ‘성장률’ 성공 이유를 보라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를 명시한 개정 상법이 지난달 22일 시행됐고, 지난 25일 그 후속으로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회사에 대해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고 합산 3% 룰 적용 분리선출 감사위원의 수를 1인에서 2인 이상으로 늘리는 상법 개정안도 국회를 통과했다.

올해 대만 경제성장률 예상치 4.45%는 이러한 기업 거버넌스 개혁과 자본시장 활성화가 결국 실물경제의 도약을 이끄는 선순환 구조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보여주고 있다.

일본이 자본시장과 기업 거버넌스 개혁을 시작한 지 이제 10년이 지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개정 상법 ‘기업 옥죄기’ 아냐…대만의 ‘성장률’ 성공 이유를 보라

입력 2025.08.26 21:25

수정 2025.08.26 21:31

펼치기/접기
  • 천준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를 명시한 개정 상법이 지난달 22일 시행됐고, 지난 25일 그 후속으로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회사에 대해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고 합산 3% 룰 적용 분리선출 감사위원의 수를 1인에서 2인 이상으로 늘리는 상법 개정안도 국회를 통과했다.

상법 개정안에 대해 기업 옥죄기 등으로 왜곡하는 시각은 대단히 실망스럽다. 두 번에 나누어 개정된 상법은 모두 20~30% 남짓한 지분율로 회사의 의사결정 독점을 넘어 개인적 이익을 위해 이를 남용해왔던 지배주주 중심 주식회사 제도의 근본을 되찾으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개정 상법은 썩어가던 고인 물에 신선한 물을 한 방울 넣겠다는 법이다. 앞으로 한 방울이 아니라 훨씬 더 많은 신선한 물이 들어가야 하고, 궁극적으로 물은 자유롭게 흘러야 한다.

이런 논란 속에 대만에서 들려온 뉴스가 등골을 서늘하게 한다. 대만 주계총처(主計總處·DGBAS)는 지난 15일 올해 대만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3.1%에서 4.45%로 1.3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고 한다. 대만의 1인당 GDP가 2021년 3만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내년에 한국과 일본을 제치고 4만달러를 처음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 성장률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우리와 산업구조나 안보 상황이 비슷한 대만의 성공 이유를 살펴보는 것은 필수 중의 필수일 것이다.

대만의 성장은 물론 시가총액이 삼성전자의 4배가 넘는 파운드리의 최강자 TSMC를 필두로 한 반도체 산업의 굴기에 따른 효과다. 하지만 과연 TSMC가 어떤 경제적 토양에서 성장해왔는지를 살펴보면, 대만의 자본시장 개혁이 지난 20여년 동안 강하게 지속돼왔단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경제부총리가 제대로 몰라 큰 충격을 안겼던 우리 주식시장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최근 주가 급등으로 1.0 수준에 간신히 도달한 지금, 대만의 평균 PBR은 무려 2.4를 넘어서고 있다. 대만 시장이 그렇게 잘나간다는 일본의 1.6보다도 훨씬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대만이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를 법에 명시한 것은 벌써 19년 전이다. 대만은 2006년 증권거래법 개정 때 ‘이사는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위하여 충실하게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일본이 기업 거버넌스 코드에 ‘수탁자 책임’을 포함한 것보다 9년이나 빨랐다. 그리고 우리는 2025년에서야 상법 개정으로 주주 충실의무가 법에 담겼다.

집중투표제는 1966년부터 시행되다가 2001년 회사의 선택에 맡겼지만, 집중투표제가 없는 상황을 최악으로 악용한 ‘야교 사태’의 교훈으로 2011년 다시 의무화했다. 전자투표도 2017년 자본금 900억원 이상, 2023년부터는 모든 상장사를 대상으로 의무화됐다.

자본시장 관련 세제도 단순하고 시장 친화적이다. 대만은 2018년 일률적인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도입했다. 종합소득에 포함될 경우 최고 45%를 적용하던 배당소득세율을 28%로 통일한 것이다.

최고세율 50%였던 상속세도 2008년 10%로 일원화했다. 다만 경제적 형평성을 위해 상속세에 다소 차등을 두는 것도 좋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권고를 받아들여 올해부터 상속세에 누진세를 적용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래도 최고세율이 20%이므로 한국보다는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대만의 모든 제도는 돈이 고이지 않고 시장에서 돌도록 하는 것에 집중돼 있다. 사람들의 돈을 자본시장으로 모으고, 기업에 투자되도록 하고, 기업이 그 돈을 사업에만 쓰도록 유인하며, 시장이 강하게 감시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올해 대만 경제성장률 예상치 4.45%는 이러한 기업 거버넌스 개혁과 자본시장 활성화가 결국 실물경제의 도약을 이끄는 선순환 구조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보여주고 있다. 부럽다.

그다음은 어디일까? 일본이 자본시장과 기업 거버넌스 개혁을 시작한 지 이제 10년이 지나고 있다. 일본의 목표도 같았다. 바로 고인 물에 신선한 물을 넣는 것이었다. 상호주와 금융기관 지배로 활력을 잃어가던 일본 기업에 외국인 투자라는 메기를 넣기 위한 것이었다.

그 효과로 닛케이 지수가 잃어버린 20년을 지나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것이 벌써 지난해부터의 일이다. 이런 자본시장의 활력이 실물경제로 전달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 거버넌스를 바로잡을 수 있었던 잃어버린 지난 27년을 빠르게 따라잡아야 한다.

지배주주가 꽁꽁 묶어두고 있는 자기주식 소각, 지배주주만 누리는 엄청난 프리미엄을 없애는 의무공개매수제도, 주주 대표소송의 실질화를 위한 증거개시제도 등 할 일이 너무나 많다. 모두가 시장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고, 국민을 살리는 길이다.

천준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

천준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