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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청”→“위대한 지도자” 바뀐 6시간···한·미 정상회담 ‘타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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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이 무사히 마무리됐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고 관세협상 추가 청구서 대신 조선업 협력 강화를 재확인한 점은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정상회담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숙청'을 언급해 긴장감이 감돈 순간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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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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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청”→“위대한 지도자” 바뀐 6시간···한·미 정상회담 ‘타임라인’

입력 2025.08.27 07:00

수정 2025.08.2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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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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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며 함께 웃고 있다. 김창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며 함께 웃고 있다. 김창길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이 무사히 마무리됐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고 관세협상 추가 청구서 대신 조선업 협력 강화를 재확인한 점은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정상회담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숙청’을 언급해 긴장감이 감돈 순간도 있었습니다. 보수 야권에선 정부·여당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거라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다행히 이런 우려는 회담이 시작되자 잦아들었습니다. 정상회담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트럼프 대통령은 왜 숙청을 언급했는지, 이 대통령과 정부는 어떻게 대응했는지 정리해봤습니다.

25일 오전 9시20분(한국시간 25일 오후 10시20분)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숙청이나 혁명처럼 보인다. 그런 상황에선 비즈니스를 할 수 없다”고 적었습니다. 한국에선 보수 야권을 중심으로 즉각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위기’, ‘노란봉투법 때문’이라며 정부·여당에 책임을 돌리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대통령실은 “확인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습니다.

오후 12시32분

워싱턴DC.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웨스트 윙(서관) 앞에서 대기하다 이 대통령을 직접 맞이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체포당할 것’이라는 일부 극우층 주장과 달리 두 정상은 악수를 하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고요. 백악관 방명록을 남길 땐 트럼프 대통령이 펜에 관심을 보이자 이 대통령이 즉석에서 선물로 주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습니다.

오후 12시42분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오벌오피스(집무실)로 이동해 본격적인 정상회담을 개시했습니다. 소수의 참모진이 참여하는 소인수회담 형식이었는데요. 먼저 입을 뗀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을 다시 한번 축하드린다. 대단한 성과였다”고 덕담을 건넸습니다. 이 대통령이 남북관계와 관련해 “대통령께서 피스메이커(Peacemaker, 중재자)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메이커(Pacemaker, 조정자)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안내를 받으며 미국 측 수행원 소개 자리로 향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안내를 받으며 미국 측 수행원 소개 자리로 향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오후 12시58분

소인수회담 직후 양국 정상은 기자들 앞에 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심이 모였던 게시글 질문에 “정보기관으로부터 교회 습격에 대한 보고를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국회가 주도한 특검에 의해서 사실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반박하며 질문에서 나온 미군 기지 수사에 대해서도 부인했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상황이 오해라고 확신한다. 루머를 들은 것 같다”며 자신의 발언을 사실상 정정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 문제가 걸린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 “기지 부지 소유권을 요청할 수도 있다”고 말하고, 미국 조선업 부흥을 위한 협력을 강조하는 등 향후 한국과의 관계에서 얻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올해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오후 1시36분

질의응답을 마친 두 대통령은 백악관 캐비닛룸(회의실)으로 장소를 옮겨 비공개로 확대회담과 업무오찬을 가졌습니다. 비공개 회담은 오후 3시1분 종료됐습니다. 공개된 시간까지 합치면 총 2시간20분 정도 진행된 셈인데요. 당초 예상보다 약 20분 더 길어진 겁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브리핑과 미국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비공개 회담에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초청, 남북관계, 관세 협상, 조선업 협력 등이 논의된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실은 비공개 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을 향해 “위대한 지도자”, “미국으로부터 완전한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하는 등 여러 차례 친밀감을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야권에선 “홀대”···외신은 “한국의 승리”

정상회담에 대해 회담 직전 “충격” “중대 위기”라고 주장했던 야권은 실익이 없었고 의전 홀대를 받았다며 혹평했습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중국에 가서 ‘혼밥’한다고 얘기했는데 그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홀대를 받은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이 대통령의 체면을 지키려, 국민의 어깨에 더 무거운 짐을 얹힌 외교”라고 평했습니다.

주요 외신들의 평가는 달랐습니다. “한국의 승리” “긴장을 피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는데요. BBC는 “이 대통령은 젤렌스키와 같은 상황을 피했다”고 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백악관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카드가 없다”며 ‘외교 망신’을 준 상황을 겪지 않았단 겁니다. 폴리티코는 “이 대통령은 농담을 나누며 트럼프 대통령을 매료시키기까지 했다. 이것만으로도 승리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외신이 긍정적 평가를 내놓은 건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이 대처하기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이번 회담 직전 폭탄 발언도 그가 즐겨 사용하는 ‘충격과 공포’ 전술이라는 분석이 나왔는데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쿠데타 혐의로 구속 재판을 받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트루스소셜에 현 브라질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 국립외교원장 출신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확실히 기선 제압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면서도 “결례고 내정 간섭”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수도 워싱턴에 배치된 주방위군을 격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미국 수도 워싱턴에 배치된 주방위군을 격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음모론자들을 의식했거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우크라이나전 중재 난항, 물가 상승 등으로 국내외에서 많은 비판을 받는 트럼프는 최근 백신 음모론, 노숙·범죄와의 전쟁을 위한 주방위군 투입 등을 통해 지지층 결집에 나섰습니다. 그가 숙청과 관련해 콕 짚어 언급한 교회 압수수색 역시 주 지지층인 마가 내 기독교 복음주의와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이 같은 트럼프발 돌발 변수를 고려하면 양국 관계 경색을 피하고 향후 건설적인 협상의 물꼬를 튼 것만으로도 선방했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미국의 강력한 압박이 있을 경우 대응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던 주한미군 감축이나 농축산물 시장 개방 같은 민감한 문제의 논의를 피한 것도 성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한·미·일 협력 강화 기조 속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정리됐다”고 표현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미 정상회담 결과 외신의 표현대로 한국은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존재하는 한 이번과 같은 위기는 언제든 다시 찾아 올 수 있습니다. 정상회담 직후 관세협상의 후속 논의격으로 이뤄진 한·미 재계 관계자 행사에서는 엔비디아 반도체 칩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데 대한 논의가 나왔는데요. 위기를 슬기롭게 잘 넘기면 기회가 있을 수 있단 희망이 엿보입니다. 국익을 지켜내기 위해 이젠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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