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청탁 의혹을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에 위치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검팀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통일교 측으로부터 1억원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의혹 등이 주요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다. 특검은 권 의원의 혐의를 확인하는 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은 27일 오전 9시48분쯤 특검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 빌딩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약 5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해 권 의원이 통일교와 관계를 맺은 계기, 통일교 고위간부들과의 관계 등을 물었다. 이날 조사는 권 의원 측 요청으로 영상 녹화됐다.
특검은 권 의원이 2021~2024년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씨로부터 정부의 직·간접적 지원을 요청받으면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윤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 등 통일교의 각종 숙원사업을 청탁했는데, 특검은 윤 전 대통령과 윤씨 사이에서 다리를 놓은 게 권 의원이라고 의심한다. 특검은 지난 18일 윤씨를 재판에 넘기면서 공소장에 윤씨가 권 의원에게 건넨 불법 정치자금 액수를 1억원으로 특정했다. 권 의원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500만원을 다섯 차례에 걸쳐 ‘쪼개기’로 후원받았다는 의혹도 받는다.
특검은 권 의원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적 지원’ 등 무형의 대가도 받았을 수 있다고 의심한다. 윤씨와 ‘건진법사’ 전성배씨는 2023년 3월 열린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통일교 교인들을 단체로 입당 시켜 권 의원을 지원하려 시도했다. 윤씨는 2022년 11월쯤 전씨에게 “윤심(윤 전 대통령 의중)은 정확히 무엇입니까”라고 문자 메시지로 물었고, 전씨는 “윤심은 변함없이 권(성동)”이라고 답했다. 특검은 이들이 권 의원을 밀기 위해 논의한 배경에 대가관계가 있는지, 권 의원이 이를 인지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권 의원은 이날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대체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은 출석에 앞서 기자들에게 “특검 측이 제기한 각종 의혹에 대해 저는 결백하다”며 “특검은 수사 기밀 내용을 특정 언론과 결탁해 계속 흘리면서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씨에게서 1억원을 받았느냐’는 질문엔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어떠한 금품을 수수한 바가 없다”고 답했다.
특검팀은 조사를 마친 뒤 권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의 진술과 여러 객관적인 정황증거 등을 종합했을 때 혐의 입증에 무리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강제입당 의혹’에 대해선 국민의힘 측 반발로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실패해 실제 입당으로 이어졌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특검은 조만간 압수수색 영장을 재청구해 의혹을 확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