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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안미경중’ 어렵다는 이 대통령, 한·중관계 안정적 관리해야

2025.08.27 18:50 입력 2025.08.27 20:51 수정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한·미 정상회담 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김창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방미 중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미국이 대중국 봉쇄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까지는 한국이 ‘안미경중’(안보는 미국·경제는 중국) 입장을 가져왔던 게 사실”이라며 “이제는 과거와 같은 태도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가 안보는 물론 경제에서도 미국과의 관계를 우선시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그동안 안미경중을 추구한 나라는 한국만이 아니었다. 미국에 방위를 의존하는 아시아·유럽의 동맹국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미국이 공급망 재편 등 대중국 견제 정책을 본격화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국의 안미경중 기조를 기회주의적 태도로 인식한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 5월 “많은 나라가 중국과 경제 협력, 미국과 방위 협력을 동시에 하려는 유혹을 받는 것으로 안다”며 미국과 중국 중 선택을 압박했다. 게다가 미국 일각에선 이재명 정부를 ‘친중’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중국은 이 대통령의 언급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환구시보는 27일자 사설에서 “한국이 미국의 반중 정책을 무비판적으로 따를 경우,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안보도 불안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 발언의 진의는 한국의 가장 강력한 산업경쟁자로 떠오른 중국과의 관계에서 경제적 실익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진술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마침 방미 기간 그런 질문이 나오자 ‘친중’이라는 편견을 불식시키기 위해 그렇게 답변했을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기내 기자간담회에서 “한·미·일 안보, 경제 협력이 당연히 중요하다. 그렇다고 중국과 절연할 거냐”고 되물었고, 주한미군 전력을 대만 유사시 투입할 수 있는 전략적 유연성에는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거리를 뒀다. 한·중관계 악화를 원치 않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중국도 동맹인 미국의 입장을 고려한 한국의 선택을 이해하고 존중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고 한반도 안보·평화에서 중요한 나라다. 한국이 더는 ‘안미경중’이 될 수 없다고 해도 중국은 우리 국익을 위해 협력해야 할 사이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앞장선 일본의 제1교역국도 여전히 중국 아닌가. 이재명 정부는 ‘내 친구의 적은 나의 적’이라는 이분법적 논리로 한·중관계를 최악으로 내몰았던 윤석열 정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미국과의 동맹을 굳건히 하면서도 중국과의 협력을 더 확대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 그것이 ‘국익 중심 실용외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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