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경북 구미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에서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이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599일째 고공농성을 이어가는 가운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현장을 찾아 얘기를 나누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연합뉴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 노동자 박정혜씨가 고공농성 600일 만에 다시 지상으로 내려온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고공농성 현장을 찾아 박씨를 만나고, 태스크포스(TF) 구성과 입법공청회 개최 등 당 차원의 노력을 약속했다.
정 대표는 28일 오전 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 및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경북 구미 소재 한국옵티칼 공장에 방문했다. 이곳 옥상에서는 박정혜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이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599일째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크레인을 타고 올라가 박씨와 악수를 하고 약 20분간 면담을 진행했다.
29일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이곳을 찾는다. 노조는 닛토덴코가 외투기업이므로 노동부뿐 아니라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등 관계부처가 협동해 문제 해결에 나서야한다고 요구할 예정이다. 박씨는 29일 오후 3시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 600일 만에 땅으로 내려온다.
정 대표는 “저희들이 노력을 많이 할테니까 꼭 내려오시라”며 “너무 오랫동안 힘드셨다. 이 문제를 100% 완벽하게 해결하겠다고는 말씀을 못드리지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대화 도중 “얼굴을 보고 있으니까 자꾸 눈물이 난다”며 여러 차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박씨는 “저희가 많은 걸 바라고 싸우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구미 공장이 불이 난 뒤 자회사가 물량을 가지고 갔으면 여기 있는 노동자들한테도 충분히 기회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그런 기회조차 없이 신규 채용은 하면서도 남아있는 노동자들은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한국옵티칼 청문회 개최와 노사 교섭 테이블 주선 등을 민주당에 요구했다.
일본 닛토덴코가 지분 100%를 가진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2022년 10월 구미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그 해 12월 법인을 청산하고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희망퇴직을 거부한 노동자 17명은 이듬해 2월 정리해고됐다. 닛토덴코는 이후 구미공장의 생산물량을 평택공장인 한국니토옵티칼로 이전했다. 노동자들은 니토옵티칼로의 고용승계를 요구했지만 회사는 거부했다.
민주당은 이 문제를 해결할 당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입법공청회 등을 열겠다고 약속했다. 한국니토옵티칼 대표이사를 국회로 불러내 노동자들과 직접 대화의 장을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주영 의원은 “한국옵티칼 이배원 대표이사를 불러 노동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며 “노동계와 함께하는 TF로 문제 해결과 외국인투자기업의 먹튀를 방지하기 위한 입법활동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현환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지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쉬운 점도 있지만 당 대표가 직접 와서 약속을 했고, 정부와 여당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움직이고 노력하는 걸로 느껴졌다”며 “농성이 해제되더라도 우리가 강한 의지를 갖고 투쟁을 이어간다면 빠른 시일 내에 어떤 식이든 대화 테이블이 열리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