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I, 천사인가 악마인가
김대식 지음
동아시아 | 260쪽 | 1만8000원
들어가는 글에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는 ‘기계에 절을 하는’ 자신의 사진 한 장을 실었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영화 <터미네이터>처럼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미래를 대비한 것이라는 농담이다. 하지만 인간을 넘어서는 범용인공지능(AGI)이 5년 안에 현실화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마냥 우스갯소리로 치부하기엔 걱정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책에선 인간의 ‘모든 능력’을 대체할 수 있는 AGI 출현이 실제 임박했음을 전제로, 그 파급력과 우리가 직면하게 될 윤리적·정치적·철학적 질문들을 던진다. AGI 출현을 가능하게 만드는 인공지능의 기술적 기초를 소개하고, 앞으로 문명을 좌우하게 될 미래 시나리오를 촘촘히 짚는다. 1장과 2장에선 50년 전 기술부터 2025년 봄에 나온 최신 결과까지 인공지능 기술의 역사를 다룬다. 책의 미덕은 관련 배경지식을 입말로 쉽게 설명하고, 일반인도 해당 기술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이다. 생성형AI가 확률 계산을 통해 결과를 내놓는다는 막연한 설명에 답답했다면 읽어볼 만하다.
이 책에서 던지려는 진짜 질문은 AGI가 초래할 가장 가까운 변화에서부터 극단적인 디스토피아 상황까지 다루는 3장과 4장에 있다. 로마 시대 정복 활동으로 노예가 급격히 늘면서 육체 노동의 가치가 급격히 떨어져 중산층이 몰락하고 실업률이 40% 정도로 치솟았다고 한다. 이를 무마하기 위해 나라가 시민을 먹여살리는 역사상 최초의 보편적 기본소득 개념이 나왔고, 사람들을 달래기 위해 살육이 벌어지던 콜로세움 같은 엔터테인먼트가 발달했다고 한다. AGI가 지적 노동을 대체하는 미래에 대해 고민을 던진다.
낙관과 비관을 오가는 책에선 AGI가 단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됨의 문제라고 말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글쓴이는 ‘공생’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하며, 현실적인 준비를 독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