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개 사업자 등도…김 여사 명품 수수 사실관계 정리
김 여사 마지막 조사서 “도이치 손해만 봤다” 진술 거부
특검, 공소장에 태양광 신주인수권 행사 등 적시할 듯
김건희 여사가 탑승한 호송차가 28일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으로 들어가고 있다. 지난 12일 김 여사가 구속된 후 다섯 번째 대면조사다. 문재원 기자 mjw@kyunghyang.com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가 28일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특검은 김 여사 일가와 관련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 위원장이 김 여사 측에 귀금속을 전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이화여대 총장을 지낸 역사학자로, 박근혜 정부 시절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참여한 경력이 있다. 친일 인사를 옹호하는 등 왜곡된 역사관을 갖고 있다는 지적에도 2022년 9월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돼 논란이 됐다.
이 위원장은 국가조찬기도회 임원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조찬기도회 회장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다. 이 회장은 2022년 3월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 고가 장신구를 주고 사위인 검사 출신 박성근 변호사의 인사 청탁을 했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발탁됐다고 특검에 자수했다.
특검은 이날 이 위원장뿐만 아니라 김 여사에게 고가의 시계를 선물했다고 밝힌 로봇개 사업자 서성빈씨, 박성근 변호사 등의 거주지를 압수수색했다. 29일 김 여사 구속기소를 앞두고 고가의 명품 수수 의혹의 사실관계를 정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28일 특검에 소환돼 기소 전 마지막 조사를 받았다. 조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24분까지 이뤄졌다.
김 여사는 구속 수감 이후 이날까지 5차례 소환 조사를 받았다. 대부분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도 종종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날 조사에서도 주가조작 의혹 관련 질의에 “손해만 봤는데 무슨 주가조작이냐”고 말하다가 이내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고 한다.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면서 김 여사가 손실보전금 명목의 4700만원 외에 2000만원의 수표를 받은 정황도 확인했다. 김 여사가 태양광 테마주인 네오세미테크 신주인수권을 행사한 점도 확인해 오래전부터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은 아닌지 추궁했다. 특검은 김 여사 공소장에 이러한 내용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앞서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는 김 여사가 얻은 부당이득이 8억1000여만원이라고 적시했는데 이 규모가 공소장에서도 유지될지 주목된다.
특검은 명태균 게이트 관련 조사에서 김 여사가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먼저 요청한 시점을 ‘2021년 7월’로 특정했다. 또 2022년 6월 국민의힘 보궐선거를 앞두고 김 여사가 명씨에게 전화해 ‘김영선 전 의원을 밀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는 녹취록도 제시했다. 이런 정황도 공소장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도 ‘공범’으로 조사하려고 했으나 윤 전 대통령이 완강하게 저항하며 무산됐다. 특검은 김 여사와 함께 윤 전 대통령도 기소할지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