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 후 일주일 만인 지난 4월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고 있다. 권도현 기자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9일 의혹의 최정점인 김 여사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수사 개시 58일 만이다. 전직 대통령 배우자가 재판에 넘겨진 것,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재판을 받는 것 모두 헌정 사상 처음이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김 여사를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각각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개입 혐의,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청탁과 금품을 받은 혐의에 해당한다.
지난 12일 구속된 김 여사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과 공모해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으로 8억1000여만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혐의를 받는다. 김 여사가 20대 대선을 앞둔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합계 2억7000여만원 상당의 공표·비공표 여론조사 총 58회를 명씨에게서 무상으로 받은 뒤 명씨로부터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을 국민의힘 경남 창원의창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아 김 전 의원 공천에 개입한 혐의도 공소장에 포함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 같은 김 여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의 공범으로 적시됐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2022년 4~7월 전씨를 통해 통일교 고위 인사였던 윤영호씨(전 통일교 세계본부장)로부터 ‘윤 전 대통령 직무와 관련해 통일교의 각종 대규모 프로젝트와 행사에 정부의 조직, 예산, 인사를 지원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각각 1000만원 안팎의 샤넬 가방 2개와 6000만원대 그라프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 상당의 금품 등을 받은 혐의도 적용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를 기소하면서 김 여사가 취득한 범죄수익 10억3000여만원에 대한 추징보전도 청구했다. 추징보전은 범죄로 얻은 불법 재산을 형 확정 전에 빼돌릴 것에 대비해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동결하는 조치다. 추징보전 청구액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익금과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금품 가액에 명씨로부터 받은 여론조사 가액의 절반(1억3700여만원)을 합해 산정됐다. 특검팀은 남은 여론조사 가액 절반은 향후 윤 전 대통령을 기소하면서 윤 전 대통령에게 추징보전을 청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목걸이 등 고가 물품 수수 의혹을 비롯한 남은 의혹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계속할 계획이다.
김 여사는 이날 기소 직후 법률대리인을 통해 “국민께 심려를 끼친 이 상황이 참으로 송구하고 매일이 괴로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김 여사는 향후 재판과 특검의 추가 소환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