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개회식을 하루 앞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모습.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정기국회가 1일 시작된다. 12·3 내란 이후 처음 맞는 정기국회이기도 하다. 이번 정기국회는 내란 극복을 위한 개혁과제를 이행하고 국가 정상화와 재도약의 제도적 발판을 마련해야 할 중차대한 ‘입법의 시간’이다. 여야가 협치 방식을 모색하고 찾아야 할 ‘정치의 시간’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번 정기국회는 개혁국회가 돼야 한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검찰·사법·언론 개혁 입법을 완수하겠다고 한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금 개혁의 페달을 밟지 않으면 개혁의 자전거는 쓰러진다”며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해치우자”고 했다. 조국혁신당 등 진보 성향 야당들 입장도 대동소이하다. 정 대표 말대로 내란을 막아낸 국민의 개혁 열망이 뜨겁고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도 충분히 확보된 지금이야말로 개혁의 적기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개혁은 가능한 때와 조건이 있는 법이니, 정부·여당은 천재일우와 같은 이번 기회를 결코 허비해선 안 될 것이다.
검찰개혁은 검찰청 폐지, 공소청 설치, 수사·기소 분리라는 큰 방향이 이미 나와 있다. 신설하는 중대범죄수사청을 법무부·행정안전부 중 어느 산하에 둘 것인가, 검찰에 보완수사권을 줄 것인가 여부 정도가 남은 쟁점으로 보인다. 최근 이 문제를 놓고 당정 간에 시각차가 불거지기도 했는데, 수사·기소 분리의 취지를 충분히 살리되 중수청의 정치적 중립성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검찰을 수사에서 배제하되 경찰의 수사 역량을 어떻게 제고해 사건 처리 지체를 최소화할 것인가, 중수청·경찰의 권력기관화를 어떻게 견제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꼼꼼하고 치열하게 논의하면 정기국회 회기 중에 국민 다수가 동의할 해법을 충분히 찾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정기국회를 앞둔 지금 여야 관계는 협치라는 말을 꺼내기도 민망하리만치 역대 최악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등 여야 대치를 심화시킬 사안이 즐비하고, 검찰·사법·언론 등 개혁 이슈가 갈등에 기름을 부을 공산도 다분하다. 압도적 과반 의석을 점한 여당으로선 힘으로 개혁 입법을 관철하려는 유혹을 여러모로 느끼기 쉬운 상황이다. 끝내 여야 합의가 도출되지 않아 그런 결단이 불가피한 시점이 올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전까지 정부·여당은 협치의 끈을 놓지 말고 국민의힘을 개혁 논의에 동참시키려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적 동의의 기반이 넓어지고 개혁이 되돌릴 수 없는 것이 된다. 국민의힘도 대안을 가지고 개혁 논의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제1야당의 자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