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8월 수출입 동향 집계 결과 발표
반도체 증가에도 철강·컴퓨터·차 부품 감소
지난 7월 경기 평택항에 철강 제품들이 쌓여 있다. 권도현 기자
지난달 대미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 감소했다. 대미 수출액이 두 자릿수 규모로 떨어진 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0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부품 등 관세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향후 반도체·의약품 등에도 품목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고하고 있어 관세에 따른 수출 불확실성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 자료를 보면, 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 증가한 584억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은 4.0% 감소한 518억9000만달러로 무역수지는 65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전체 수출을 이끌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1% 증가한 151억달러를 기록했다. 서버용 중심으로 수요가 탄탄히 지속하는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오르거나 유지돼 기존 역대 최대 실적(지난 6월 150억달러)을 2개월 만에 갈아치웠다. 그러나 15대 주요 품목 중 8.6% 증가한 자동차와 11.8% 증가한 선박을 제외하면 대다수 품목은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주요 시장 중 미국의 수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같은 달(99억4000만달러)보다 12.0%(12억달러) 감소한 87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20년 5월(-29.4%·19억1000만달러)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대미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석유화학(-44.1%), 컴퓨터(-35.8%), 철강(-32.9%), 가전(-26.8%), 자동차 부품(-14.7%) 등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대다수 품목관세가 부과된 것들이었다. 자동차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수요 덕분에 3.5% 감소에 그쳤다. 이에 비해 품목관세를 부과한다고 예고됐지만 실제 부과까지 이어지지 않은 반도체(56.8%), 무선통신기기(34.2%) 등은 증가했다.
서가람 산업부 무역정책관은 “관세를 새로 부과받은 품목들은 마이너스를 보이고 부과받지 않은 품목들은 플러스를 보인다”며 “다만 아직 관세를 부과받지 않는 품목은 15% 정도 증가하고 있어 관세의 영향이 크다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관세 조치가 아직 끝난 게 아니라 반도체나 의약품 등 범위가 확장되거나 관세율이 바뀔 수 있어 불확실성이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4월부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25% 품목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어 지난 6월부터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50% 품목관세를, 컴퓨터·가전 등 철강·알루미늄 파생제품의 경우 함량 비율에 따라 품목관세를 부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