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타결·정상회담, 불확실성 영향 완화 기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국 정부 협상단과 무역 합의를 타결한 이후 단체사진을 함께 찍고 있다. 백악관 엑스 갈무리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되지 않고 지연됐더라면 올해 성장률을 0.04%포인트, 내년은 0.1%포인트까지 떨어뜨렸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일 발표한 ‘미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우리 성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최근 한·미 관세협상 타결과 한·미 정상회담이 불확실성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한·미 관세협상 타결이 되지 않고 관세 불확실성이 내년까지 이어졌을 경우 한국 경제 성장률은 올해 0.04%포인트, 내년 0.11%포인트 추가 하락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관세협상 타결이 올해 한국 성장률을 0.04%포인트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 언론 기사, 미 의회예산국 보고서 등을 토대로 산출된 ‘미 무역정책 불확실성 지수(TPU)’는 지난 4월 상호관세 발표 이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상태다. 이 지수는 미국이 영국·일본·유럽연합(EU) 등 주요국과 관세협상을 타결하면서 상당폭 낮아졌으나 여전히 트럼프 1기 당시 최고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한은은 또한 관세 부과의 실현 여부와 상관없이 미 무역정책의 불확실성만으로도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예측하기 어려운 미국 무역정책의 충격이 한국 경제 성장률을 올해 0.13%포인트, 내년 0.16%포인트 낮춘다고 추정했다. 특히 수출과 투자가 미 관세정책 시행 이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수출의 경우 초기에는 관세 인상에 대비한 조기 선적으로 증가하지만 이후 미국의 수입 수요 둔화가 본격화하면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불확실성으로 가계의 ‘예비적 저축’ 성향이 강해지면서 민간 소비도 위축된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주진철 한은 금융모형팀 차장은 “통상 환경 불확실성이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불확실성이 향후 다시 커지지 않도록 세부적인 측면에서 한·미 간 긴밀한 통상협의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