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대선 개입 여론 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이 2023년 9월14일 대장동 허위 보도 의혹 관련 압수수색을 위해 뉴스타파 본사를 찾아오자 직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검찰이 윤석열 명예훼손 혐의로 경향신문 등을 수사한 근거로 든 대검찰청 예규를 공개하라는 원심 판결을 대법원이 최근 심리불속행으로 확정했다. 법원은 “수사 위법 논란이 발생하는 이유는 오히려 검찰총장이 예규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며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수사절차의 투명성 제고 측면에서 예규를 공개할 공익적 필요성이 크다”고 했다. 당연한 판결이다. 애당초 이 수사의 위법성 논란이 불거질 때 검찰이 스스로 공개해야 옳았고, 적어도 1심이 공개하라고 판결한 뒤에는 수용해야 마땅했다. 대검은 이제라도 해당 예규를 즉각 공개해야 한다.
현행 검찰청법상 검찰은 명예훼손 혐의를 직접 수사할 수 없다. 그런데도 검찰은 2022년 대선 때 대검 중수부 중수2과장이던 윤석열의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을 검증 보도한 경향신문 등을 특별수사팀까지 꾸려 대대적으로 수사했다. 대선 후보 검증 보도에 수사의 칼날을 들이댄 초유의 사태였다.
수사 개시 당시부터 위법성 논란이 일었지만 검찰은 해당 보도가 김만배씨 등의 대장동 비리 사건과 ‘직접 관련성’이 있고, 대검 예규상 수사 대상과 ‘직접 관련성’이 있는 사건은 수사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작 예규는 공개하지 않았다. 검찰이 할 수 없는 명예훼손 수사를 대장동 사건과 억지로 엮어 하려다 보니 아무런 근거도 없이 ‘배임수재 등’을 혐의사실로 기재해 경향신문 기자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는 식의 편법이 속출했다.
검찰 말대로 예규가 윤석열 명예훼손 수사를 할 수 있게 되어 있어도 문제이다. ‘직접 관련성’의 범위를 무한대로 확장해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축소한 검찰청법 취지를 멋대로 깔아뭉갠 것이기 때문이다. 검찰이 윤석열 심기 경호를 위해 예규조차 벗어나 수사했다면 더 큰 문제다. 법무부·검찰은 이 수사 개시부터 종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위법이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해 관련자를 엄중 문책해야 한다.
윤석열 명예훼손 수사는 윤석열 집권기의 대표적인 검찰권 남용 사건이다. 다시는 검찰이 이런 짓 못하게 하자는 게 검찰개혁 취지일 것이다. 검찰개혁 쟁점 중 하나는 검찰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지 여부이고, 검찰에 보완수사권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그 원죄는 조그마한 근거만 있어도 멋대로 예규를 만들어 수사권을 확대·남용해온 검찰에 있다.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수사가 단적인 예다.